일식당에서 먹는 참치회, 기름치 아닙니까(?) 코스모스펀드 11-03 19:08
기름치 날로 먹을 경우 설사·탈진·구토·복통에 시달릴 수 있어 ［메디컬투데이 고희정 기자］ 국내에 수입되는 기름치 양는 한해 3998톤에 이르는데 반해 시중에 기름치라고 표시돼 유통되는 양은 전무하다는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 참치회줄 알고 먹었는데 30분후 복통에 시달려 회사원 양 모씨(남·40)는 저렴한 가격에 참치회를 먹고 전과 다르게 복통에 시달렸다. 다른 곳보다 가격이 저렴하긴 했지만 참치 전문점이었기 때문에 믿고 먹었는데 왠지 평소 먹던 참치와는 다르다는 느낌이 들었다. 양 모씨가 느낀 증상은 시중에 소리소문 없이 유통되고 있는 기름치 때문일 가능성이 크다. 기름치는 농어목 갈치꼬리과에 속하는 생선으로 주로 바다 깊은 곳에서 심해성 어류로 사람에게 소화능력이 없는 왁스에스테르 성분을 다량 함유하고 있어 날 것으로 먹었을 때 소화기 장애를 유발할 수 있다. 국립수산과학원 남서해수산연구소 해역산업과 이희정 연구관은 “기름치를 설사성식중독을 유발하는 왁스에스테로 성분이 기름치 지방함량 18~21% 중 90% 이상이다”며 “병약한 사람이 날 것으로 기름치를 먹을 경우 설사, 탈진, 구토, 복통 등에 시달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연구관은 “이러한 이유로 일본·이탈리아 등에서는 판매 및 수입을 금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에서는 1970년부터 기름치에 대해 수입과 판매를 금지하고 유독 또는 유해한 물질에 해당하는 식품으로 규정하고 있으며 미국은 2001년 수입중단 및 판매금지를 권고한 바 있다. 수입과 판매를 허용하고 있는 EU, 캐나다, 호주에서도 어종을 식별하고 라벨에 해당 명칭을 표기하거나 소비자에게 섭취 시 굽기 등 왁스에스테르의 저감화 방법을 권고하고 있다. ◇ 수입량은 3998톤, 시중에 유통되는 양은 없다(?) 농림수산식품부(이하 농식품부)에 따르면 2009년 수입된 기름치의 양은 3998톤에 이르는데 반해 ‘기름치’라고 표기하고 판매되는 식당은 찾기가 어렵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이하 식약청)에서 지난 8월30일부터 9월10일까지 냉동기름치의 수입·유통판매업체를 단속한 결과 9개의 제조업체에서 기름치 구이 및 횟감용에 대한 품목제조를 보고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식약청 식품관리과 담당자는 “기름치를 수입·가공하는 업체에서 절단해 포장해 판매하면서 기름치라고 품목제조를 보고하지 않아 9개 업체가 단속됐다”며 “기름치는 벽돌 식으로 절단돼 일식집 등으로 유통되는 것으로 추정한다”고 언급했다. 문제는 식당에서 기름치를 참치라고 속여 팔아도 소비자들 알 수 없고 전적으로 판매자의 양심에 달려있다는 점이다. 국립수산과학원 이희정 연구관은 “생선의 모양은 참치와 다르지만 생선살로만 가공하면 일반인들은 식별할 수 없고 전문가들이 봐도 육안으로 판단하기 어렵다”며 “기름치는 참치가격의 1/3이며, 메로 가격의 1/5이다”고 말했다. 반면 식약청에서는 추정만 하고 있을 뿐 일식당 및 참치전문점에서 유통되고 있는 횟감에 대해 참치 여부 확인조사는 이뤄지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식약청 식품관리과 담당자는 “식당에서 팔고있는 생선이 기름치인지 참치인지는 서류상으로만 확인한다”며 “생선살을 봐서는 식별하기 어렵다”고 알렸다. 이러한 실태에 국회에서도 비난의 목소리가 이어진 바 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정하균 의원(미래희망연대)은 “일부 횟집이나 일식집, 뷔페 등에서 기름치를 참치나 메로로 둔갑시켜 판매하고 있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속아서 기름치를 날 것으로 먹고 있다는 것이 문제다”고 비판했다. 이어 정 의원은 “식약청은 2007년 이후로 단속이나 점검도 하지 않고 있다가 농식품부에서 협조요청공문이 들어온 후에야 단속을 하고 있다”며 “기름치의 수입금지가 되지 않는 한 지속적인 단속이나 점검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메디컬투데이 고희정 기자 (megmeg@md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