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이는 누구일까!!! 코스모스펀드 01-04 16:34
이름: 클럽먼데이 2006/2/1(수) 그이는 누구일까!!!   2006/02/01 10:04   조회: 660   스크랩: 0     버스정거장에서의 일이다. 조금 내 앞에 서있는 남자의 뒷모습. 특이한 외모 때문에 저절로 눈이 간다. 왜소증(난장이)에다 구루병(곱사등이)이다. 두 가지 중 한 가지 장애만 지녔어도 세상살이가 힘들 텐데 싶어 마음이 ‘싸’하다. ‘ 휴~~~, 전생의 무슨 인연으로  저런 업을 타고 났는가?’ 그가 살아오며 배겨냈을 삶이 눈에 밟힌다. 어린 시절엔 철모르는 아이들의 놀림을 받았을 테고 사춘기시절엔 절망으로 삶을 원망했을 테지. 보통 사람이 누릴 수 있는 평범함을 포기하며 얼마나 많은 피눈물을 흘렸을까. 짧게 자른 머리카락에  흰 머리가 더 많은 것으로 미뤄 반백은 넘어섰을 텐데 지금까지 험난한 가시밭길을 헤쳐 왔겠지. 그가 탈 버스가 온 모양이다. 헌데 너무 작아서 버스 발판에 올라서질 못 한다. 달려가서 올려주고 싶은 맘이 굴뚝같지만 망설였다. 내외하는 맘도 있었지만 그보다는 여자인 내 도움이 행여 그의 마음을 다치게 할까봐서 눈치를 봤다. 조마조마하니 맘을 졸이는데 다행히 내 옆의 젊은이가 선뜻 그를 버스에 올려준다. ‘아~~, 고맙기도 해라!!!’ 절로 안도의 숨이 다 나온다. 버스에 오른 그가 젊은이와 내가 서있는 쪽을 바라본다. 그 때 난 그의 눈빛을 보았다. 그리고 그 눈빛을 잊지 못하겠다. 살아온 세월에 대한 원망과 체념이 가득 담긴 처연하고 고통스런 눈빛이거나 반대로 어려운 삶을 살아온 자의 오기서린 날카롭고 거친 눈빛이려니 짐작했었다. 헌데 그의 눈빛은 마음이 출렁일 만큼 맑고 깨끗했다. 그렇다고 아기의 맑은 눈빛과는 다르다. 아기들이야 세상의 때가 묻지 않은 원초적인 맑음이라서, 특별히 어느 아기의 눈빛만 기억나지 않는다. 하지만 그이의 서늘한 눈빛은 특별했다. 가슴에 정통으로 화살을 맞은 느낌이다. 말로 형언할 수없이 깊고 명징하다. ‘아, 저이는 어떤 삶을 살았을까’ ‘어떤 삶을 살았기에 저런 눈빛을 하고 있을까’ ‘저런 눈빛을 담고 있는 저이의 영혼은 어떤 빛깔일까’ 잠시 넋을 잃었다. 아마 옆에서 누군가 나를 지켜본 이가 있다면 ‘아니, 이 아줌니가 갑자기 혼이 빠졌나?’할 정도로..... 택시를 잡아타고서라도 방금 떠난 버스를 ?i아가고 싶다. 그래서 다시 한 번 그 눈빛을 보며 묻고 싶었다. ‘대체 당신은 누구시냐’고. 집에 돌아와서 가만히 거울을 보았다. 아니, 거울속의 내 눈빛과 그이의 눈빛을 오버랩 시키면서 뚫어지게 보았다. 아마 앞으로 힘든 일로 마음이 아프거나 채우지 못한 욕망으로 가슴이 쓰릴 때마다 그이의 눈빛이 떠오를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