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치의 현실 코스모스펀드 05-11 18:03
[오마이뉴스 최경준·박상규 기자] 강재섭 한나라당 대표의 경선룰 중재안을 박근혜 전 대표가 거부하면서 촉발된 당내 갈등이 결국 유혈 사태까지 불러오는 등 한나라당 내분 사태가 위기 국면으로 치닫고 있다. 자신들을 '한나라당 평당원'이라고 밝힌 시위대 100여 명이 11일 오전 염창동 한나라당 당사 진입을 시도하다가 유리문이 깨지면서 시위대와 경찰 몇 명이 부상을 입는 등 소란이 벌어졌다. 갈라진 당심, 깨진 당시 현관문 "혁신안 원안고수"라고 적힌 머리띠를 두른 시위대는 '강재섭 중재안은 위헌' '전국위원회 저지' '혁신안을 사수하자' 등이 쓰인 피켓을 들고 이날 오전 11시경부터 당사 현관 앞에 집결했다. 이들은 또 "강 대표의 경선 규칙 중재안은 무효다" "강재섭은 나와서 무릎 꿇어라", "이명박 후보는 정당 기능을 마비시키지 말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강재섭 대표와의 면담을 요구했다. 특히 이들은 강 대표와의 면담이 이뤄지지 않자, 오전 11시 30분경 건물 안으로 진입을 시도했고, 건물 안에서는 경찰 20여명이 문을 걸어잠근 이들과 대치했다. 결국 박 전 대표 지지자에 의해 유리로 된 현관문이 깨졌고, 이로 인해 경찰과 시위대 2~3명이 유리 파편에 맞아 피를 흘렸다. 서울 서대문구 지역의 평당원이라 밝힌 한영길(62)씨는 "지금 지방을 비롯해 여러 곳에서 사람들이 계속 모여들고 있다"며 "시위 규모는 더욱 커질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이들은 성명서를 통해 "8월 대선후보 경선은 당원 중심으로 실시하고, 강재섭 대표는 정해진 룰대로 경선을 집행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또 "국민 참여비율 확대를 고집하는 것 자체가 장외정치를 하겠다는 것"이라며 "진정 한나라당 대선후보가 되기를 원한다면 당원들에 대한 배려에 관심을 쏟으라"고 이명박 전 시장을 비난했다. 현재 한나라당 당사에는 경찰 1개 중대 100여 명이 경비를 서고 있으며, 현재 지원 병력을 요청한 상태다. 당사 안에는 당직자 70여 명이 근무하고 있으며, 이들은 밖으로 나가지 못한 채 고립돼 있다. '장고' 들어간 박근혜... '중재안 상정을 막아라' 한편 전날(10일) "이런 식이라면 한나라당은 경선도 없다"며 경선 불참까지 시사하고 나선 박근혜 전 대표는 이날 예정된 일정을 모두 취소한 채 '장고'에 들어갔다. 박근혜 캠프 역시 강재섭 대표의 중재안이 전국위원회에 상정되는 것을 막기 위해 오전부터 대책회의를 하는 등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대책회의에 참석한 최경환 의원은 "무슨 일이 있어도 강 대표의 중재안이 상정되는 것 자체를 막겠다"며 "만일 상정 돼 처리되더라도 민주주의 원칙에 어긋나는 경선에는 참여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특히 전국위원회 표결 과정에서 예상되는 물리적 충돌에 대해서도 최 의원은 "그런 일이 벌이지지 않는 게 가장 좋다"면서도 그 가능성을 배제하지는 않았다. /최경준·박상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