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승전략 펀글 08-15 08:36
손자병법에 '나를 알고, 상대방을 알면, 백번싸워도 위태로움이 없다.(知彼知己 百戰不殆)'는 말이 나온다. 사람들은 흔히 불태(不殆)를 백승(百勝)으로 바꿔 지피지기 백전백승(百戰百勝)이라고도 한다. 우리들에게 원문인 불태보다는 백승이 훨씬 익숙하면서도 매력적으로 들린다. 우리가 어떤 일을 함에 있어 항상 승리한다는 보장이 있다면, 자신의 모든 것을 그 일에 쏟아붓는 것이 승리를 극대화는 방법일 것이고, 마찬가지로 투자에서 성공을 거둘 수 있는 방법이 보장되어 있다면, 자신의 모든 자산을 투자하는 것이 수익을 극대화하는 방법일 것이다. 하지만, 현실에서 백전백승은 불가능하고, 필승의 전략이란 없다. 손자병법을 지은 당대의 병법가 손무같은 고수도 위태롭지 않음을 강조했는데, 우리같은 범인(凡人)이 백승을 논한다는 자체가 가소로운 일일 것이다. 전쟁에서 항상 이기는 비현실적인 방법보다는, 항상 위태롭지 않은 현실적인 방법을 찾는 것이 정답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투자에서도 현실적으로 항상 벌 수 없기에, 벌지 못할 때, 잃지 않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투자계의 손자, 워렌 버핏도 '돈을 잃지 않는다.'를 자신의 으뜸 투자원칙으로 내세우며, 잃지 않는 투자를 강조해왔다. 그런데, 펀드에 투자하는 많은 사람들의 기대심리는 지나칠 정도이다. 지난 몇년간의 대세상승기에서 많은 기록이 쏟아졌고, 표면적으로 보여지는 펀드들의 엄청난 수익률에 너도나도 뛰어들었다. 조금 재미보니, 예금에 넣어 놓는 것이 손해라는 생각이 지배하고, 있는 돈, 없는 돈 털어 몰빵하고, 분산이랍시고 이 펀드 저 펀드. 게시판 끄적거려 펀드검색하고, 이 사람이 이거 좋다하면, 이거 쇼핑하고, 저 사람이 저거 좋다하면 저거 쇼핑하고. 펀드가 모이(돈)만 주면, 황금알을 쑥쑥 낳아주는 오리라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투자기간이 짧고, 자신의 생각과는 무관하게 '카더라'에 끌려 들어온 사람일수록 이런 기대심리는 더욱 높은 것 같다. 어제가 좋았다고 오늘도 좋으란 법 없으며, 뒷북을 쳐서는 결코 부자가 될 수 없다. 상황이 좋지 않아지면, 그릇에 붙은 밥풀떼기 몇 개 줏어먹은 죄로 설거지를 담당하게 된다. 잠시 생각해보자. 세상에 안전한 투자란 것이 과연 있을까? 그렇다면, 펀드는? 몇년동안 수익률 600%, 700% 인디펀드 몇 명이 가입해서 몇 명이나 과실을 거두었을까? 몇년전 그 많았던 펀드들 그 동안 있었으면 좋은 수익률을 거뒀을 터인데, 다 어디갔을까? 사람은 경험과 인식, 관념안에서 움직인다. 보고 싶은 것만 보는 것은 올바른 투자의 마음이 아니다. 올바른 판단을 위해서는 다양한 경험과 지식이 필요하고, 이것이 독서와 실전(투자기간)이 중요한 이유이다. 항상 0.001%가 발생할 가능성에 대해서도 리스크를 대비하여 선을 정하고, 대응의 준비를 해야한다. 비록 0.001%의 가능성이라도 실제 발생하면 그 순간 100%가 된다. 혹자는 투자를 하지 않고 사는 것이 가장 큰 리스크라고 말한다. 하지만, 스스로 투자판단도 내리지 못할 정도의 사람이라면, 남의 말에나 귀 기울이고, 요행만 바라며 공부하지 않는 사람이라면, 투자하지 않는 리스크를 감수하는 것이 낫다. 역사는 반복된다. 새로운 주기에는 살아남은 영리한 소수와 새로 들어온 다수의 새로운 경기가 시작된다. ============================= 1929년 대공황은 전혀 충격적인 사건이 아니다. 그런 일은 20년 내지 30년마다 주기적으로 일어난다. 그것이 금융에 대한 인간 기억력의 최고치이기 때문이다. 그 정도면 일련의 얼간이들이 새로 등장하여 자신들이 새롭고 근사한 해법을 터득했다고 믿기에 딱 좋은 기간이다. - 존 케네스 갤브레이스, [1929년 대공황] - 바보의 외출 펀글 08-15 00:09 어떤 바보가 오른 손에 맛있는 과자를 들고 걸어갑니다. 걸으면서 팔을 앞뒤로 흔드니 과자가 보였다 안보였다 합니다. 바보는 오른손이 뒤로가서 과자가 안 보이면 과자가 없어진 줄 알고, 웁니다. 그러다가 오른손이 앞으로 나와 과자가 보이면, 과자를 보고 좋아서 다시 웃습니다. 투자를 한다면서 하루하루 일희일비하는 것은, 한걸음, 한걸음에 울고 웃는 바보와 같습니다. 불과 몇년전, 혹은 최근까지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증시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것조차 백안시했 습니다. 1999년, 2000년 코스닥 열풍과 함께 쓰러져간 수 많은 개미들의 좋지 않은 추억이 증시를 도박 장과 같은 눈길로 쳐다보게 만들었습니다. 우스운 것은 그렇게 냉대받던 증시가 오르고나니, 재테크의 대표주자로 각광받게 되었습니다. 대표펀드들의 그럴듯한 표면수익률과 수 많은 대박종목들이 개미들에게 꿈을 품게합니다. 하지만, 진정한 수혜자들은 냉대받던 증시에서 가치를 발견하고, 장기간 투자한 외국인들입니 다. 지금 지속적인 외인들의 매도로 증시가 조정을 받고 있는데, 그런 이유로 외인들을 욕할 이유 도, 자격도 없습니다. 지금 이 상황과 모든 이들의 움직임과 상황을 최대한 기억하려고 노력하세요. 역사는 반복되고, 다시는 올 것 같지 않던 절호의 기회는 10년, 혹은 20년에 한번씩은 꼭 옵니 다. 오늘을 기억한 사람은 그때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습니다. 그때 실제 투자를 해보고 고민했던 사람과 처음 투자하는 사람은 어른과 아이의 차이만큼이나 클 것입니다. 이번에 처음 투자를 시작하신 분들, 절대 몰빵투자하지 마시고, 수업료로 내도 될 만큼만 투자 하십시오. 증시가 더 오를지, 조정을 받을지 모르겠지만, 역사적으로 가장 위험한 순간은 모든 이들이 이 전에는 허무맹랑하게만 여겼을 것들을 당연한 현실로 받아들일 때 였습니다. 또한 첫투자에서 운 좋게 고수익을 얻은 사람은 고수익을 쫓게되고, 그게 투자의 전부인 줄 착 각할 수도 있습니다. 투자에는 많은 훈련과 경험이 필요합니다. ================================================================== 위대한 바이올리니스트 사라사테에게 한 유명한 비평가가 "천재"라고 칭한 적이 있었다. 그것에 대해 사라사테는 이렇게 답했다. "천재? 37년간 하루도 빠짐없이 14시간씩 연습했는데, 그들은 나를 천재라고 부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