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시각들 코스모스펀드 09-24 07:10
민족주의로 밥 벌어 먹던 그들 [미디어오늘 2007-09-24 00:00:11] [미디어오늘] 요즘 ‘민족주의’가 말이 아니다. 보수 신문들이 난데없이 ‘민족주의’를 맹비난하고 나섰다. 지식인들이 나서 여러 신문에 칼럼으로 ‘민주화세력 = 민족주의 = 국수주의 = 시대에 뒤떨어진 반세계화 세력’이라며 도매금으로 매도하고 있다. “지난 20년 간은 이른바 ‘민주화 세력’이 한국의 정치와 사상을 지배한 시대였다. (이들은) 민족경제니 연방제니 국가연합이니 하면서 국민의 민족주의 열정에 호소하는 방식으로 정치 생명을 연장해왔다.” 이영훈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가 지난 11일 조선일보 ‘아침논단’에 쓴 ‘민족주의의 시대는 가고’라는 제목의 칼럼 일부다. 이 교수는 “한국의 근대화 과정을 대안 없이 근본적으로 부정해온 민주화 세력의 정신구조는 간단히 ‘민족주의’로 요약된다. 그들은 언제나 민주주의의 깃발을 내걸었지만, 그들의 정신구조는 민주주의를 떠받치는 자유와 인권이란 기초적 가치와 별 관계가 없었다”고 말한다. 민족주의는 가치 중립어다. 옳은 민족주의도, 잘못된 민족주의도 있을 수 있다. 이 교수의 ‘근대화’는 박정희와 그에게 기생했던 기술관료와 지식인들의‘근대화’다. 박정희야말로 60~70년대 내내 ‘민족주의’의 외투를 걸치고 온 나라를 병영으로 만들었다. ‘10월 유신’이야말로 극악하게 비뚤어진 민족주의였다. 그가 말한 ‘한국식 민주주의’는 마르코스의 그것과, 네윈의 그것과도 같은 독재였을 뿐이다. ‘한국식 민주주의’를 한답시고 민주주의를 떠받치는 자유와 인권이란 기초적 가치를 팽개친 것도 박정희, 전두환이었다. 오히려 민주화 세력은‘자유와 인권’을 위해 목숨까지 내걸어야 했다. 민주화 세력은 지금도 한결같이 이 교수 같은 낡은 보수주의자나 노무현식 신보수주의자 모두를 비판하며 이 땅에 자유와 인권을 온 몸으로 실천하고 있다. 이 교수는 또 말한다. “반민족친일행위자를 조사하여 이름을 공표하겠다는 특별조사위의 활동은 학문적으로도 성립하지 않고 법리적으로도 가능하지 않다. 그 위원회는 한국의 지성사에서 특별한 부끄러움으로 남을 것”이라고. 나는 이 교수의 글에서 파시즘을 읽는다. 신지호는 9월3일자 조선일보 1면에 이어 17일자에도 나와 “386세대가 이끌었던 낡은 좌파 민족주의는 가고, 포스트 386을 중심으로 한 애국적 민족주의에 주목해야 한다”며 “386이 국내지향형이라면, 포스트 386은 세계지향형”이라고 떠벌렸다. 그가 말하는 세계는 자본의 세계일뿐 인간의 세계는 아니다. Copyrights ⓒ 미디어오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