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시장은 '봉'…상습 車값 뻥튀기 코스모스펀드 10-15 19:26
[수입차의 횡포①] [아시아경제 2007-10-15 13:01:27] 최고급 세단의 대명사인 '마이바흐' 판매량에서 한국은 아시아에서 일본 다음으로 큰 시장이다. 차 한대 가격이 6억~7억원으로 40만달러 안팎인 미국보다 가격이 두배나 높지만 마이바흐 구매자들은 그다지 개의치 않는다. 흔히들 '브랜드'와 '차별화된 가치'를 산다고 생각하기 때문. 수입차 업체의 마케팅 전략도 이와 통한다. 하지만, 국내 수입차 시장점유율이 5%대를 넘어서고, 수입차의 대중화가 진행되면서 값에 대한 관심은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다. 다른 나라에 비해 높은 수입차 가격은 '싸다', '비싸다'의 문제인 동시에 감정적으로는 '차별'과 '자존심'의 문제로까지 여겨지고 있다. 미국에서 벤츠 C230 모델을 국내에 수입해올 경우, 차값만 2만8349달러(2597만원)다. 미국 땅에서 판매될 경우 붙어야할 세금과 판매마진 2070달러를 뺀 금액이다. 벤츠 C230이 한국에 들어오면, 관세와 특소세, 특소세교육세, 부가세 등 세금만 889만원이 붙는다. 그중 부가세는 나중에 환급받을 수 있으니 실제 세금은 차값의 22%선인 572만원이다. 여기에 수입차판매법인과 딜러들도 이익을 남겨야하니 각각 17%와 10%의 마진을 붙여 총 701만원이 차 값에 더 붙는다. 국내에서 매겨지는 각종 세금과 마진을 모두 포함해 한국내 벤츠 C230 가격은 3871만원. 마진까지 고려한 원가인 셈이다. 하지만 벤츠 C230의 실제 국내 판매가격은 5690만원. 어디서 나타났는지 모를 1819만원이 더 붙었다. 옵션이 빠진 것일까? 썬루프 팩키지(1665달러), 네비게이션 시스템(2055달러), 가죽시트(1395달러) 등 현지와 비교해 턱없이 비싼 옵션을 모두 넣어도 추가 비용은 7000달러(641만원)를 넘지 못한다. 국내에서 2억6600만원에 팔리는 S600도 미국에서 들여오는 가격 1억1988만원(13만882달러)에 한국에서 붙는 세금 2642만원, 마진 3233만원을 더하면 차값은 1억7867만원이다. 8733만원이 한국 고객에게 올리는 벤츠의 부수입인 셈이다. 수입차업계의 초기 투자비용 문제도 거짓 해명으로 밝혀졌다. 수입차업계 관계자는 "사실상 초기 투자비용은 본사에 수십, 수백억원을 내고 딜러십을 맺은 딜러들이 부담하는 것이고, 부과세 환급 등으로 실제 세금도 업계에서 얘기하는 것보다 훨씬 적다"고 전했다. 차 값을 미국 판매가격보다 두 배 이상 받으면서도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149억원으로 영업이익률은 3.1%에 그쳤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4851억원으로 전년(3634억원)보다 33.5% 증가했다. 이익 규모가 작다보니 5000억원에 가까운 매출액을 올리면서도, 지난해 법인세 납부액은 43억원에 불과했다. 이에 대해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국내 판매법인에 주는 차값 자체를 비싸게 책정해 본사 차원에서 이익을 회수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편 옵션을 넣으면서 이에 따른 별도 마진을 챙기려는 수입차업체의 장사속도 영향을 끼친다. 게다가 수입차시장 규모가 작아 고객이 원하는 옵션으로 별도 구성하기에는 납기 등 여러가지 문제가 있다. 납기가 늘어지면 참지 못하는 고객들의 성향도 문제로 지적되기도 한다. 수억원대의 차를 구매하면서도 옵션 선택의 권한 없이 '기성복' 같은 풀 옵션 차를 구매하다 보니 여기에 세금까지 불어나 차 값은 눈덩이처럼 커지는 상황이다. 김민진 기자 asiakmj@newsv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