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태그플레이션(Stagflation)이 돌아오고 있다!” 코스모스 09-14 20:52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경기 불안을 이유로 금리를 동결한 8일(현지 시각) 미국의 금융시장 전문 미디어인 ‘마켓워치’는 “미국 경제가 저(低)성장과 고(高)물가가 공존하는 스태그플레이션 유령에 사로잡혀 있다”고 경고했다. 경기가 침체인데도 물가는 오르는 스태그플레이션은 경제가 겪을 수 있는 가장 나쁜 상황이다. 이 같은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감이 미국에서 솔솔 풍겨 나오더니 이젠 세계 경제 전체가 스태그플레이션에 빠져들 가능성이 본격적으로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해외 수출경기에 목을 매고 있는 한국 경제에도 경고음이 울려퍼지기 시작했다(기사 중 일부 발췌). 다시 풀어 읽는 경제기사 이번 기사는 최근 세계 경제가 스태그플레이션의 공포에 떨고 있다는 내용입니다. 인플레이션은 다소 익숙하지만 스태그플레이션은 많이 생소할 겁니다. 도대체 스태그플레이션이 뭐기에 경제 전문가들은 물론 미국 등 선진국들마저 두려워할까요. 오늘은 스태그플레이션 정복에 함께 나서 보도록 합시다. 스태그플레이션이란? 스태그플레이션이란 경기 침체를 뜻하는 스태그네이션(Stagnation)과 물가상승을 뜻하는 인플레이션(Inflation)을 합친 말입니다.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물가가 상승하는 경제현상을 말하죠. 일반적으로 경기가 좋을 때는 사람들의 소비가 늘어나서 물가가 상승하지만, 경기가 나쁠 때는 사람들의 씀씀이도 줄어 물가가 떨어지는 것이 정상입니다. 그러나 스태그플레이션은 경기가 나빠지는데도 물가는 상승하는, 경제에 있어서는 다소 예외적인 현상인 셈이죠. 왜 발생하나요? 일반적으로 원유(原油)나 원자재 가격의 급등이 스태그플레이션의 주요 원인으로 지적됩니다. 원유나 원자재 가격이 갑자기 크게 오르면 기업들의 생산비용이 늘어나 제품 가격도 덩달아 상승하게 되겠지요. 하지만 소비자들은 소득이 늘지 않았기 때문에 비싸진 제품에 대한 소비를 줄이게 되고 이는 기업들의 판매 수입을 감소시켜 결국 경기 침체 및 실업으로 이어집니다. 즉 물가가 상승하는 가운데 경기가 침체되는 상황이 발생하는 것이죠. 일례로 1974년과 1979년 두 차례에 걸쳐서 급등한 국제유가로 인해 우리나라는 물론 세계적으로 스태그플레이션이 발생한 적이 있습니다. 특히 우리나라는 산업생산의 원유 의존도가 매우 높은 상황이었기 때문에 1980년에는 물가가 무려 28.7% 상승하고 GDP는 1.5% 감소하는 어려움을 겪었답니다. 최근에도 유가가 급등세를 보이는 상황에서 미국 등의 세계 경기가 둔화되는 조짐을 보여 국제적으로 스태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높아져 있는 상태입니다. 해결책은 없나요? 스태그플레이션은 해결하기가 매우 어려운, 사람 몸에 비유하자면 일종의 난치병입니다. 경기가 좋아 물가가 오를 때는 금리를 올리거나 정부의 재정지출을 줄이는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가 있고, 반대로 경기가 좋지 않을 때는 금리를 내리거나 정부의 재정지출을 늘리는 등의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가 있습니다. 그러나 스태그플레이션 상황에서는 이를 해결할 명쾌한 수단이 없습니다. 물가를 잡기 위해 금리를 올리거나 재정지출을 줄이자니 가뜩이나 침체된 경기가 더욱 나빠질 것이고, 침체된 경기를 살리기 위해 금리를 내리거나 재정지출을 늘리자니 물가가 더욱 상승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스태그플레이션이 일단 발생하면 해결이 어렵기 때문에 각국 정부는 스태그플레이션의 사전 예방책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신기술 개발 등을 통해 경제의 효율성을 높이고 원유나 특정 원자재를 대체할 만한 자원의 개발 및 확보에 노력하는 것 등이죠. 쉽게 배우는 경제 TIP 디플레이션과 스태그플레이션은 다른가요? 디플레이션은 물가가 지속적으로 떨어지는 상황을 말합니다. 흔히 생각하기에 물가가 떨어지면 좋을 것 같지만 반드시 그렇지는 않습니다. 예를 들어 여러분이 사고 싶어하는 최신형 휴대폰의 가격이 시간이 갈수록 떨어진다면 아마도 대부분이 당장 사기보다는 조금 더 기다렸다가 사게 되겠지요? 마찬가지로 시장의 많은 물건들이 시간이 지날수록 값이 떨어진다면 대부분의 소비자들은 구매를 계속 미룰 겁니다. ‘내일이면 값이 더 떨어질 텐데….’ 하면서요. 이렇게 되면 기업들은 판매 부진으로 공장문을 닫게 되며, 결국에는 경기가 불황으로 빠져들게 됩니다. 경기 침체를 가져온다는 점에서 디플레이션과 스태그플레이션은 비슷하지만 디플레이션에서는 물가가 하락하는 반면, 스태그플레이션에서는 물가가 상승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황문우·한국은행 조사국 조사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