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주의 코스모스펀드 03-27 13:52
환매차단 포석인가…미래에셋 이례적 박회장 서한 공개 [ 2008-03-26 06:00:00 ] 해외 출장중인 미래에셋 박현주 회장이 임직원들에게 보낸 서한이 이례적으로 공개돼 그 배경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25일 공개된 박회장의 서한은 최근 세계 금융시장의 흐름과 중국등 브릭스의 성장 가능성에 대해 자신의 견해를 피력하는 내용으로 돼 있다. 박 회장은 "중국 주가는 이미 탄력을 잃어 중국 A시장은 주가수익비율(PER)이 25배 수준 이하로 하락했으며 MSCI차이나는 15배 수준으로 떨어졌지만 기업 이익성장률을 고려하면 대단히 매력적인 수준"이라고 이 서한에서 주장했다. 박 회장은 이와 함께 "중국 등 브릭스에서 뿌리를 내린 한국 기업은 많지 않다"면서 "한국 사회가 이들의 성장을 공유하는 것은 기업의 주식, 부동산에 투자하는 것으로, 자본을 수출해 국부를 창출할 수 있음을 믿으라"고 강조했다. 박회장의 이번 서한은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것이지만 미래에셋측은 이례적으로 이 내용을 언론에 공개했다. 이를 두고 최근 미래에셋의 투자 수익율이 저조하자 투자자들을 안심시키기위해 박회장의 서한을 공개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한편으로는 이번 서한이 오히려 중국에 올인한 박회장의 불안한 심중을 역설적으로 드러내고 있는게 아니냐는 해석도 있다. 지난 1월 하순 공개된 미래에셋의 야심작인 '인사이트펀드'의 3개월 운용실적은 -20%가 넘는다. 이같은 저조한 펀드 운용실적이 공개되면서 미래에셋 투자자들은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에따라 미래에셋의 중국 투자 실적이 좀체 부진을 면치 못하자 투자자들의 환매 움직임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포석으로 박회장의 서한이 공개됐다는 것이다. 실제로 자산운용업계 안팎에서는 "미래에셋이 중국 펀드로 이름값이 높아진 건 사실이지만 요즘 같은 때에 지나치게 중국에만 '올인'하고 있다"고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자산운용업계 종사자는 "미래에셋의 시장 점유율이 눈에 띄게 높아진 것은 사실"이라면서 "하지만 불안불안한 상태가 계속되고 있어 이러다가 펀드 시장 전체에 악영향을 미치지나 않을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게다가 '투자계 마이다스 손'으로 통하면서도 언론 노출을 극히 꺼려왔던 박 회장의 지난 몇 년간의 행보로 볼 때 최근의 연이은 언론 인터뷰와 서한 공개는 이같은 추측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relNews] [relNewsPaging]미래에셋그룹 관계자는 "박현주 회장이 출장 중 임직원들에게 서한을 보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라면서 "요즘같은 글로벌 조정장에 대처하는 임직원들의 마음가짐을 당부하는 특별하지 않은 일"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투자의 귀재 워렌 버핏과 대비해 박회장이 중국시장에 올인한 것은 위험을 자초한 것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워렌 버핏은 지난해 말 한국을 찾았을 당시 "중국 증시가 급등했으며 버블 붕괴가 올 수도 있다"고 경고하면서 "주가가 급등할 때 투자자들은 신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급등하는 주식은 절대 사지 않는다"면서 "중국에서 사들인 주식을 모두 팔았다"고 밝힌 바있다. 박 회장은 서한에서 "장기 트렌드가 훼손되지 않는한 10~20% 정도의 변동에는 담담하게 대처할 수 있다"고 밝혀 최근 저조한 수익율에도 투자자들이 흔들리지 말 것을 당부했다. 중국을 향한 원웨이로 질주하고 있는 박현주 회장의 결정이 옳은지 아니면 미래에셋을 믿고 자금을 맡긴 투자자들을 빈 털털이로 만들 것인지 아직은 속단하기 이르지만 분명한 것은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더 커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투자자들이 참지 못하고 환매하는 사태가 발생할 때는 미래에셋과 박현주는 물론 대한민국 금융시장 전체가 큰 위험에 빠지게 될 것이라는 점에서 박회장의 도박이 불안하기만 하다. CBS경제부 심나리 기자 aslily@c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