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회장의 포브스 순위 코스모스펀드 04-09 08:40
[김상조칼럼]이건희 회장의 포브스 순위 경향신문 기사전송 2008-04-08 18:10 미국 경제 전문지인 포브스(Forbes)가 지난 3월5일 보유재산 10억달러가 넘는 세계의 거부(巨富) 1125명의 명단을 발표했다. 포브스의 거부 명단 발표는 세계적인 권위를 갖고 있는 만큼 매년 뜨거운 관심의 대상이 된다. - 20억 달러로 세계 605위 巨富 - 올해 포브스 거부 명단에 포함된 한국인은 모두 11명이다. 정몽준 한나라당 의원과 정몽구 현대자동차 그룹 회장 두 형제가 각각 28억달러의 재산으로 세계 412위에 공동 랭크되었다. 뒤를 이어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과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 남매가 각각 20억달러로 세계 605위에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그 외 재벌 2세 중에서는 이재용 삼성전자 전무가 17억달러로 707위,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10억달러로 1062위에 올랐다. 그런데 내년도 포브스 거부 명단의 한국인 순위에는 흥미로운 변화가 나타날 것이다. 이건희 회장이다. 최근 특검의 비자금 수사 결과 천문학적 액수의 차명재산이 드러났는데, 삼성 측은 이것이 이병철 선대 회장의 상속재산, 즉 이건희 회장의 개인소유라고 주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삼성이 특검에 제출한 700개 차명계좌에 들어 있는 돈이 6조원이 넘는다고 한다. 이것만 해도 올해 포브스가 이건희 회장의 재산으로 계산한 20억달러의 3배에 달한다. 또한 특검이 차명임을 확인한 전·현직 임원 명의의 삼성생명 지분 16.2%가 삼성 측의 주장대로 이건희 회장 소유라면, (주당 70만원씩 계산해서) 이 역시 2조원이 넘는다. 물론 이 금액에는 1998년 말 임직원들로부터 주당 9000원에 넘겨받은 34.4% 및 최근 고 이종기 삼성화재 회장이 삼성문화재단에 기부한 걸로 되어 있는 4.68% 등 ‘차명으로 의심되는’ 삼성생명 지분은 포함되어 있지 않다. 그 외에 특검이 차명계좌로 발표한 1300개 삼성증권 계좌, 에버랜드 수장고에 들어 있는 7000여점의 고가 미술품, 나아가 특검이 아예 수사도 하지 않은 차명부동산과 해외비자금 등 각종 의혹의 대상이 되는 것들을 모두 합치면, 이건희 회장의 은닉재산(?)은 올해 포브스가 산정한 20억달러의 몇 배가 될지 가늠하기도 어렵다. 내년도 포브스 거부 명단에서 이건희 회장의 순위가 대폭 상승하여 국위선양에 기여할지는 모르나, 포브스 통계의 신뢰도를 떨어뜨린 한국 경제의 불투명성은 두고두고 전 세계인의 비웃음거리가 될 것이다. - ‘차명재산’ 합치면 몇배 될지 몰라 - 이런 상식을 초월하는 규모의 차명재산이 말 그대로 상속재산이라면, 1988년 이건희 회장이 이병철 선대 회장의 상속재산 237억원에 대해 150억원의 상속세를 내면서 “재산 추적팀을 가동해가며 국내는 물론 일본 재산까지 모두 찾아 신고했다”고 한 당시 삼성 측의 설명은 희대의 사기극임이 드러나게 된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이 은닉재산이 (횡령·배임죄가 적용되는 회사 돈이 아니라) 상속재산이라는 삼성 측의 주장을 전혀 신뢰할 수 없다는 점이다. 삼성 계열사들이 최근까지도 천문학적 규모의 회계분식을 자행하고 있었다는 김용철 변호사의 진술을 감안하면 더더욱 그렇다. 정말 낯 뜨거운 일이다. 삼성특검 수사가 막바지에 이르렀다. 특검이 각종 의혹을 규명함으로써 삼성그룹이 거듭나는 계기를 마련할지, 아니면 이건희 회장의 포브스 거부 순위만 높여주는 것으로 끝날지 곧 알게 될 것이다. 그런데 이미 결론이 보이는 것 같지 않은가. 참담하다. 〈 한성대교수·경제개혁연대소장 〉 경향신문 기사전송 2008-04-08 18:10 미국 경제 전문지인 포브스(Forbes)가 지난 3월5일 보유재산 10억달러가 넘는 세계의 거부(巨富) 1125명의 명단을 발표했다. 포브스의 거부 명단 발표는 세계적인 권위를 갖고 있는 만큼 매년 뜨거운 관심의 대상이 된다. - 20억 달러로 세계 605위 巨富 - 올해 포브스 거부 명단에 포함된 한국인은 모두 11명이다. 정몽준 한나라당 의원과 정몽구 현대자동차 그룹 회장 두 형제가 각각 28억달러의 재산으로 세계 412위에 공동 랭크되었다. 뒤를 이어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과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 남매가 각각 20억달러로 세계 605위에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그 외 재벌 2세 중에서는 이재용 삼성전자 전무가 17억달러로 707위,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10억달러로 1062위에 올랐다. 그런데 내년도 포브스 거부 명단의 한국인 순위에는 흥미로운 변화가 나타날 것이다. 이건희 회장이다. 최근 특검의 비자금 수사 결과 천문학적 액수의 차명재산이 드러났는데, 삼성 측은 이것이 이병철 선대 회장의 상속재산, 즉 이건희 회장의 개인소유라고 주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삼성이 특검에 제출한 700개 차명계좌에 들어 있는 돈이 6조원이 넘는다고 한다. 이것만 해도 올해 포브스가 이건희 회장의 재산으로 계산한 20억달러의 3배에 달한다. 또한 특검이 차명임을 확인한 전·현직 임원 명의의 삼성생명 지분 16.2%가 삼성 측의 주장대로 이건희 회장 소유라면, (주당 70만원씩 계산해서) 이 역시 2조원이 넘는다. 물론 이 금액에는 1998년 말 임직원들로부터 주당 9000원에 넘겨받은 34.4% 및 최근 고 이종기 삼성화재 회장이 삼성문화재단에 기부한 걸로 되어 있는 4.68% 등 ‘차명으로 의심되는’ 삼성생명 지분은 포함되어 있지 않다. 그 외에 특검이 차명계좌로 발표한 1300개 삼성증권 계좌, 에버랜드 수장고에 들어 있는 7000여점의 고가 미술품, 나아가 특검이 아예 수사도 하지 않은 차명부동산과 해외비자금 등 각종 의혹의 대상이 되는 것들을 모두 합치면, 이건희 회장의 은닉재산(?)은 올해 포브스가 산정한 20억달러의 몇 배가 될지 가늠하기도 어렵다. 내년도 포브스 거부 명단에서 이건희 회장의 순위가 대폭 상승하여 국위선양에 기여할지는 모르나, 포브스 통계의 신뢰도를 떨어뜨린 한국 경제의 불투명성은 두고두고 전 세계인의 비웃음거리가 될 것이다. - ‘차명재산’ 합치면 몇배 될지 몰라 - 이런 상식을 초월하는 규모의 차명재산이 말 그대로 상속재산이라면, 1988년 이건희 회장이 이병철 선대 회장의 상속재산 237억원에 대해 150억원의 상속세를 내면서 “재산 추적팀을 가동해가며 국내는 물론 일본 재산까지 모두 찾아 신고했다”고 한 당시 삼성 측의 설명은 희대의 사기극임이 드러나게 된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이 은닉재산이 (횡령·배임죄가 적용되는 회사 돈이 아니라) 상속재산이라는 삼성 측의 주장을 전혀 신뢰할 수 없다는 점이다. 삼성 계열사들이 최근까지도 천문학적 규모의 회계분식을 자행하고 있었다는 김용철 변호사의 진술을 감안하면 더더욱 그렇다. 정말 낯 뜨거운 일이다. 삼성특검 수사가 막바지에 이르렀다. 특검이 각종 의혹을 규명함으로써 삼성그룹이 거듭나는 계기를 마련할지, 아니면 이건희 회장의 포브스 거부 순위만 높여주는 것으로 끝날지 곧 알게 될 것이다. 그런데 이미 결론이 보이는 것 같지 않은가. 참담하다. 〈 한성대교수·경제개혁연대소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