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USA” …미국이 무너지고 있다 코스모스펀드 09-18 22:03
헤럴드생생뉴스 기사전송 2008-09-18 08:49 마치 두더지 잡기 게임과 같이 망치 하나로 여러 마리의 두더지를 때리는 듯한 상황이다. 미국발 금융위기에 대처하기 위해 연일 미국정부가 천문학적 돈을 시장에 쏟아붓고 있지만, 약발이 하루도 못가서 소멸되고 있다. 막강 미국정부의 역할조차 한계에 달한 상황이다. 주가는 하루걸러 폭락하고, 투자자들은 자산을 매각하고 미국을 떠나고 있다. 그동안 강세를 보였던 달러화는 급락하고 있다. ▶하루만에 폭락한 뉴욕증시 = 미국 정부가 전날 밤 하루 만에 입장을 바꿔 최대 보험사 AIG에 850억달러의 긴급 구제금융을 제공키로 결정했음에도 불구, 17일(현지시간) 다우존스 산업평균 지수는 전날 종가보다 449.36포인트(4.06%) 내린 10,609.66을 기록했다. 이번주 들어 무려 812.33 포인트가 빠진 다우 지수는 지난 2005년 11월 이후 최저치 기록을 갈아 치웠다. 나스닥 종합지수는 109.05 포인트(4.94%)가 내렸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도 57.20(4.71%) 급락했다. S&P 500지수도 2005년 5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날 주가는 모건스탠리와 골드만삭스 등 미국 5대 투자은행 가운데 아직 살아남아 있는 `빅 2`가 사상 최대폭으로 떨어지면서 전체 주가 하락을 견인해 시장에 또 다른 파산 공포감을 심어주고 있다. 모건스탠리는 24.22% 하락했고, 골드막삭스는 13.9% 떨어졌다. ▶굴욕적인 신용등급 추락위기 = 월가의 금융 위기가 확산되면서 미국의 국가신용도가 흔들릴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미국의 현재 국가신용등급은 최고 등급인 ‘AAA’다. 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의 존 체임버스 국가신용등급위원회 의장은 17일(현지시간) 미 정부의 AIG 구제금융 조치 이후 미국의 국가신용등급에 압력이 쌓이고 있다고 밝혔다. 체임버스는 이날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850억달러에 달하는 구제금융을 AIG에 넣으면서 미국의 재정적 단면이 약화됐다”며 “선제적 자세의 부족은 더 심각한 금융부문의 시련을 가져오고 미국의 ‘AAA’ 등급에도 압박을 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체임버스는 “천부적으로 받은 ‘AAA’ 등급은 어디에도 없으며 미국 역시 다른 모든 나라와 마찬가지로 이를 따내야 한다”고 덧붙였다. 미 국채에 대한 신뢰도도 흔들리고 있다. 미 국채에 대한 10년짜리 신용디폴트스왑(CDS) 스프레드는 이날 0.26%포인트로 0.03%포인트 확대됐다. 도산 가능성에 대비해 지급하는 비용의 성격인 CDS의 스프레드 확대는 그만큼 신뢰가 떨어진다는 의미다. 앞서 S&P는 이달 3일 성명에서 지난 1년 간 미 금융회사들의 신용사정 악화를 고려하면서도 미국의 국가신용등급을 ‘AAA’로 확인한 바 있어 단기간에 미국의 금융 위기가 급속 악화됐음을 보여준다. ▶폭풍처럼 몰아치는 `셀 유에스에이(Sell USA)` = 금융위기의 끝이 보이지 않으면서 국제 투자자들이 미국 통화, 채권, 주식 등을 팔아치우고 있다. 투자자들이 앞다퉈 미국을 떠나는 ‘금융 엑소더스’가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국제금융센터는 18일 미국 재무부의 자료를 인용, 7월 한달간 미국 시장에서 약 748억달러가 순유출됐다고 밝혔다. 이는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이 본격화된 지난해 8월 1625억달러가 유출된 이후로는 최대폭이다. 자본 순유입으로 대규모 무역수지 적자를 메워왔지만 서브프라임 사태로 자본수지에서도 적자가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국제금융센터는 "미국으로의 자금 유입이 크게 위축되면서 미 경상적자 보전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고 이는 달러화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달러폭락 금값 폭등 = 투자자들의 불안심리가 가중되고 달러화 가치하락이 예상되면서 금 가격이 사상 최대폭으로 급등하고 국채 가격도 상승하는 등 안전 자산에만 돈이 몰리는 현상이 확산되고 있다. 17일(현지시간) 뉴욕 상업거래소(NYMEX)에서 12월 인도분 금값은 전날보다 온스당 무려 70달러(9%)나 급등한 850.50달러로 마감됐다. 금값의 달러화표시 상승폭은 기록을 확인할 수 있는 1980년 이래 최대치다. 금 선물은 미국에서 1974년부터 거래가 시작됐다. 12월 인도분 은 가격도 온스당 11%나 급등한 11.68달러를 기록했고 10월 인도분 백금은 온스당 1086.30달러로 1.7% 올랐다. 유가도 10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 원유(WTI)는 전날 종가보다 6.01달러(6.6%)나 급등한 배럴당 97.16달러에 거래를 마쳐 그동안 하락세에서 오름세로 반전됐다. 반면 강세를 보였던 미 달러화는 급락세로 돌아섰다. 주요국 통화에 대한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미 달러 지수는 1.1% 하락한 78.18을 기록했고 미 달러화는 유로당 1.4345달러로 거래돼 전날보다 1.5% 하락했다. 이에비해 일본 엔화는 이날 뉴욕 외환시장에서 오후 4시01분 현재 달러당 104.85엔으로 0.8% 상승했다. 미국발 신용위기의 바닥이 어디인지 전혀 가늠할 수 없는 상황에서 전세계가 우왕좌왕하고 있는 것이다. 김대우ㆍ한지숙 기자(dewkim@herald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