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위안 환율은 외환위기 당시 1998년 1월 10일 원화가치 폭락으로 달러당 1805원 했을 때 1위안당 218원을 기록해 최고점을 기록했지만 당시에도 환율이 곧 안정세를 보이면서 위안당 200원을 넘은 것은 한달 남짓 뿐이었다.

그러나 올들어 원화가치는 줄곧 하락하는 반면 위안화는 달러대비 강세를 유지하면서 상대적으로 원·위안 환율의 낙폭은 더욱 커지고 있다.

이처럼 원화가치가 폭락하다보니 중국에 거주하는 교민들이 큰 고통을 겪고 있다.

한국인이 많이 사는 베이징 왕징지역의 주부 김모씨는 "과거에는 중국의 물가가 한국에 비해 절반 이상 싸다는 느낌이었는데 요즘은 거의 같거나 오히려 비싼 경우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실제 한국인이 밀집한 왕징지역의 물가는 이미 서울보다도 비싼 경우가 많다. 특히 한국에서 보내주는 송금에 의존해 생활하는 유학생들은 직격탄을 맞고 있다. 대학 등록금이 중국 위안화로는 변동이 없는데도 원화로 환산하면 40% 이상 인상된 격이기 때문이다.

인민대 대학원에 재학중인 박모씨는 "과거에는 500만원을 송금받으면 한 학기 학비 3만위안을 내고도 몇달치 생활비의 여유가 있었는데 지금은 학비만해도 600만원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부모님께 송금을 더해달라고 말하기 미안해 아르바이트를 구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IMG0]

이 때문에 중국어를 배우기 위해 어학연수를 왔던 학생들의 상당수가 귀국을 서두르거나 학기 연장을 포기하는 것을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고 박씨는 전했다.

왕징에서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한 한국인 업주는 "환율이 너무 올라 외식비를 줄이면서 식당 경기가 꽁꽁 얼어붙고 있다"고 말했다. 상가임대료와 주택임대료도 30% 이상 폭등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중국에 살고있는 교민들의 한숨소리는 깊어만 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