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경제지표 ::
|
李 대통령, 라디오연설서 노무현 정부 칭찬?
|
코스모스펀드
|
|
10-19 23:03
|
|
|
|
|
이명박 대통령의 라디오 연설 이른바 '노변담화' 때문에 여의도가 시끄럽다. 여당은 잘했다고 할 것이고 야당은 못했다고 할 것이니 여야의 입장을 인용해봐야 입 아픈 노릇이다.
요즘 국민들의 수준도 상당해서 청와대와 여의도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보면 금새 속뜻을 알아차린다. 정치인들이야 국민들이 너무 눈치 빠른 것이 싫을 것이다.
13일 월요일 아침, 이명박 대통령의 주례 라디오 연설이 시작되었다. 8분 10초 동안 KBS를 비롯한 8개 방송사에서 녹음 방송되었다. 물론 공중파는 KBS1 라디오만 방송되었고 MBC, SBS, YTN 등의 라디오 방송은 불방 되었다. 엄격히 말하면 불방이 아니라 거부가 맞을 것 같다.
첫 방송부터 스타일 구긴 셈이 되었다. 청와대측은 어느 방송사에도 방송을 요구한 적이 없고 다들 자신들이 서로 방송하겠다고 해서 그렇게 하라고 한 것이니 MBC, SBS, YTN 등이 거부한 것이 아니라고 해명했지만 누가 봐도 설득력이 떨어진다.
한가지 특이한 것은 KBS 노조가 방송중단을 요구했다는 것인데 이것 역시 누가봐도 지난 사장 선임때 처럼 투쟁하는 척 하는 것으로 보인다. 노조가 나서서 투쟁했는데 MBC는 불방되고 왜 KBS는 방송되었을까? 노조원은 KBS가 많지 않나?
이 대통령의 '노변담화'에 대한 언론과 국민의 반응은 싸늘하다. '히틀러 연설' '자화자찬' 등의 반응이 대부분이다. 진보신당 진중권 교수는 '또라이'라고 비난했지만 그렇게 말하는 것은 좀 심한 것 같고 양정철 前 청와대 (참여정부) 홍보기획비서관이 조목조목 비판한 것 중에 '염치 없음과 뻔뻔함'에 대한 것이 조금은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양 前 비서관은 자신이 속한 '더좋은민주주의연구소' 홈페이지에 칼럼 형식으로 장문의 글을 올렸다. '이벤트로는 국민의 마음을 얻지 못합니다'라는 제목으로 정례연설을 한다고 했을때 들었던 걱정 2가지와 자신이 청와대에 근무했던 경험을 살려 지금의 청와대 참모에게 전하는 충고를 담았다.
양 前 비서관은 '막연한 메세지를 전할 것'이라는 것과 '국민에게 몸을 낮추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 그대로 적중했던 연설이라고 혹평했다.
이어서 양 前 비서관은 '논리부족'과 '감성과잉'을 지적했다. 그중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지금의 경제위가 제2의 IMF를 불러 올것이라는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연설 내용중에 '지난 IMF때와는 경제체질이 많이 달라져서 그런 일을 없을 것'이라고 말한 부분에 가서는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냈다.
지적의 일부를 인용하면,
" (이명박 대통령의 라디오 연설이) 가관인 것은 외환위기 때와는 상황이 다르다는 점을 역설한 논리의 이중성입니다. 연설은 외환위기 때와 지금 상황이 다른 이유 다섯 가지를 꼽았습니다.
△ 외환보유고 △ 경상수지 △ 수출 △ 기업과 금융기관의 체질 △ 위기를 성공적으로 극복했던 경험과 자신감 등입니다. 여기엔 저도 적잖은 부분에 동의합니다. 아마 많은 사람들도 그럴 겁니다.
그런데 이런 역설이 있습니까? 97년, 사상 초유의 외환위기를 초래한 것은 바로 한나라당이었습니다. 그걸 상기시키려는 게 아닙니다. 이 대통령이 외환위기 때와 지금 상황이 다른 이유로 꼽은 다섯 가지 근거는 언제 마련됐느냐는 것입니다.
시쳇말로 나라를 말아먹은 한나라당이 정권을 내준 뒤 다시 집권한 게 불과 7개월 반입니다. 그 동안 스스로 만들어놓은 기반입니까? 아니잖습니까?
이 대통령과 한나라당이 입만 열면 되뇌이는 ‘잃어버린 10년' 동안 만들어 놓은 기초체력으로 지금 그나마 버티는 것입니다. 민주정부 10년을 자랑하려는 게 아닙니다. 연설문의 논리가 염치없고 뻔뻔스러움을 애기하는 겁니다.
특히 지난 5년 내내 한나라당은 노 전 대통령과 참여정부에 대해 “경포대(경제를 포기한 대통령)” “경제파탄” “국가부도” “국정도탄” 등의 표현으로 매도했습니다. 이 궤변으로 대통령 선거 때에도 톡톡히 재미를 봤습니다.
그런데 그 때와는 비교도 안 되는 지금의 심각한 경제상황을 “위기 아니다”고 안심시키기 위해, 자신들이 증오해마지 않았던 ‘잃어버린 10년“의 성과를 나열하는 모습이 한편으로 구차하고 한편으론 측은해 보입니다."
표현이 조금은 거칠지만 양 前 비서관 입장에서 보면 분명 억울함에 대한 항변이다.
지난 참여정부 5년 내내 '경제파탄'났다고 공격을 받았으니 억울해도 이만저만 억울한 것이 아닐 것이다. 노무현 前 대통령 역시 '지표관리' 잘하고 있다고 했지만 그때마다 경제도 어려운데 딴소리만 한다고 온갖 욕을 얻어 먹었으니 더더욱 그럴 것이다.
한나라당 입장에서는 지난 5년, 그리고 지난 대선에서 수지 맞는 장사를 한 셈이다. '잃어버린 10년'이라는 말이 고유명사가 될 정도로 파급력이 있었고 '경제를 망친 노무현'이라는 이미지 하나로 정권까지 잡았으니 이름 하나 잘 지어서 대박난 것이나 다름 없다.
그런데 느닷없이 김대중, 노무현 정부 덕분에 97년 IMF때와는 달리 외환보유고를 포함한 전반적인 여건이 호전되어 제2의 IMF는 없을 것이라고 하니 '경제파탄' 주범이라고 말도 못할 공격을 받았던 참여정부 양 前 비서관 입장에서는 화가 나도 단단히 날 만 한 것이다. 물론 노 前 대통령은 더 화가 났겠지만...
결론은 이렇다.
이명박 대통령의 첫 라디오 연설은 희망을 말하려 했지만 방송장악 이미지만 부각시킨 채 김대중, 노무현 정부가 만들어 놓은 경제 기초체력으로 그래도 이만큼 버티고 있지만 앞으로 더 무너지지 않게 할테니 국민들이 더 허리띠를 졸라매어 달라는 화려하고 추상적인 수사로 마감되었다.
또한 매주 할려고 했던 라디오 연설을 반대기류에 부딪혀 격주로 KBS와 교통방송을 통해 한다고 하지만 KBS마저 심상치 않은 분위기가 감지 되면서 이마저도 무산될 위기에 놓여 있다.
한마디로 말해 안하느니만 못한 결과를 얻었다는 것이 객관적인 평가인 듯 싶다.
김태일 기자 |
|
|
|
|
|
 |
|
|
|
|
|
|
|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