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유럽, 일본이 경기부양을 위해 금리를 추가 인하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리 인하 기대감에 증시는 급등, 투자심리 개선에 대한 희망을 높여주고 있다. 그러나 세계 경제성장 둔화세가 뚜렷한 데다 소비 심리마저 얼어붙고 있어 경기회복을 낙관하기는 아직 이르다는 지적이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통화정책결정기구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29일 오후(이하 현지시간) 금리 인하를 실시할 예정이라고 AFP통신을 비롯한 외신이 전했다.

전날 금리 인하를 비롯한 향후 통화정책 운용 방향을 결정하기 위해 이틀간 일정으로 회의에 들어간 FOMC는 이날 금리 조정 결과와 향후 경제 전망을 밝힐 예정이다. 전문가들이 예상하고 있는 금리 인하 폭은 0.5~0.7%이다. FRB는 지난 8일연방기금 금리를 1.5%로 0.5%포인트 인하했다.

엔고와 주가 폭락 등으로 경기 후퇴가 우려되는 일본도 31일 열릴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금리를 인하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29일 보도했다. 신문은 금융기관 간 거래되는 단기자금인 하루짜리 무담보 콜금리를 0.5%에서 0.25%로 낮추는 방안이 유력하다고 전했다. 유럽중앙은행(ECB)도 다음달 6일 0.5%포인트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추가 금리 인하 조치는 기업의 생산활동에 활력을 불러일으켜 얼어붙은 소비 심리를 개선할 수 있다. 하지만 내년 1·4분까지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마이너스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은 데다 한번 닫힌 소비자들의 주머니는 열릴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미국의 소비 둔화는 심각한 수준이다. 미 기업연구기관인 컨퍼런스 보드는 지난 28일 10월 소비자신뢰지수가 38.0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월간 소비자신뢰지수를 조사하기 시작한 1967년 이후 최저 수준이다. 이는 또 전문가들의 당초 예상인 52.0보다 크다. 그만큼 금융위기의 심화로 소비심리가 얼어붙었음을 보여준다.

나로프 이코노믹스 어드바이저스의 조엘 나로프는 AFP 통신에 “신뢰지수가 급락한 것은 앞으로 소비자들이 주머니를 열지 않을 것을 의미한다”면서 “이는 내년 1·4분기까지 GDP 성장률이 마이너스가 될 것이라는 전망을 뒷받침한다”고 말했다. 2·4분기 GDP 성장률은 2.8%였다. 미 재무부는 30일 3·4분기 GDP 성장률을 발표할 예정이다.

온라인 쇼핑도 눈에 띄게 둔화하고 있다. 시장조사회사인 힛와이즈는 28일 지난주 인터넷 판매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 감소, 8주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고 발표했다. 힛와이즈의 헤더 도허티 조사책임자는 “이 같은 감소세는 다음주부터 시작될 두 달간 쇼핑시즌은 물론 오프라인의 판매 둔화를 예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용평가기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도 이날 보고서를 통해 향후 두 달간 산매 매출액은 지난해 2550억달러보다 2% 줄어든 2500억달러에 머물 것으로 전망했다.

경기침체의 여파로 상반기에만 210억달러의 손실을 본 신용카드회사들은 신용카드 대란을 막기 위해 신규 가입자의 가입 조건을 엄격히 하거나 기존 가입자들의 대출한도를 줄이고 있다고 뉴욕타임스 온라인판이 29일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