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핵실험 이후 한반도 정세 코스모스 10-09 15:28
북한 모든 돈줄 끊고 해상봉쇄 한국엔 금강산 관광 중단 요구 [중앙일보 2006-10-09 04:48:24] [중앙일보 강찬호] 미국은 북한이 핵실험을 강행하면 대북 전면 제재(full scale sanction)를 취할 것이라고 뉴욕 타임스가 7일 보도했다. 미 행정부의 고위 관리들도 "북한이 핵실험을 하면 기존의 협상론은 완전 종료되고 오로지 전면적인 대북 제재에 착수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여기엔 협상파나 강경파 구별이 없다.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차관보도 "북한은 핵과 미래 두 가지를 모두 가질 수는 없다"고 강력한 톤으로 경고했다. 유엔 안보리도 5일 15개 이사국의 전원 찬성으로 '핵실험을 포기하라'는 의장성명을 채택하는 등 한목소리로 경고했다. ◆ 북한, 외부와 고립된 '섬'으로 전락=신문에 따르면 미국은 북한 핵실험시 북한의 모든 금융거래를 차단, 김정일 정권의 돈줄을 조이는 것으로 제재를 개시한다. 이어 북한 항구를 드나드는 모든 선박에 대해 공해상에서 검문검색을 실시, 해상 봉쇄에 나선다. 이 조치는 7월 북한의 미사일 발사시 채택된 안보리 대북 제재 결의 1695호에 따른 것이다. 또 미국은 60여 개국이 참가한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을 확대 가동한다. 이렇게 되면 북한은 중국(및 한국)으로부터 지원받는 소량의 물품을 제외하고는 외부로부터의 물자 반입이 끊겨 고립된 섬이 된다. 하지만 북한의 주요 무역 파트너가 중국과 한국인 데다 북한 체제가 50년 이상 봉쇄와 고립에 '단련'돼 있어 봉쇄 효과가 미미할 것이란 게 워싱턴의 고민이다. ◆ 군사행동은 '가능성 암시'수준=부시 행정부는 아직 대북 군사행동은 계획하지 않고 있다고 소식통이 전했다. 무엇보다 영변 핵시설 외에 북한의 우라늄 핵시설의 소재를 모르는 데다 한국.중국이 군사행동에 극력 반대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미국은 북한이 핵실험을 강행할 경우 군사 제재를 허용하는 유엔헌장 7조가 포함된 추가 대북 결의를 추진할 방침을 분명히 했다. 도널드 럼즈펠드 미 국방장관은 5일 "우리가 북한의 핵실험을 용인하면 미국은 다른 나라들의 핵 개발도 막지 못할 것"이라며 강경 대응 방침을 밝혔다. 국방부 소식통도 "핵실험시 우리는 모든 옵션을 검토할 것"이라며 군사옵션을 배제하지 않았다. ◆ 개성공단.금강산 관광 중단=워싱턴의 전.현직 관리들은 "핵실험시 대북 현금 지원 창구인 개성공단.금강산 관광 중단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 타임스도 "미국의 제재 방안에는 북한 핵실험시 한국.중국에 대북 지원 및 교역 중단 요구가 포함돼 있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워싱턴의 한 소식통은 "한국 정부 일각에서는 북한 핵실험시 개성공단.금강산 관광을 완전 중단하는 대신 투자 규모를 축소하는 선에서 그쳐야 한다는 입장이라 이 문제를 놓고 한.미 간 갈등을 빚을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또 다른 소식통은 "미국은 한국의 반발을 우려해 직접적인 중단 요구는 자제할 것"이라며 "하지만 한국이 국제사회의 일치된 대북 제재 대열에서 벗어나 독자적인 행동을 취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워싱턴=강찬호 특파원 stoncold@joongang.co.kr ▶강찬호 기자의 블로그 http://blog.joins.com/stoncold/ 전작권 환수 등 현안에도 영향 미칠 듯 (워싱턴=연합뉴스) 김병수 특파원 = 북한의 핵실험 강행은 한미관계 전반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 으로 예상된다. 21세기 새로운 동반자 관계구축을 목표로 전시작전권 환수, 주한미군 재배치 등을 추진해온 한미양국은 이번 북한의 핵실험으로 인해 대북 및 대한반도정책을 전면재검토해야 하는 상황에 봉착하게 됐다. 그동안 한미관계를 좌우해온 최대 변수중 하나가 `북한'이었다는 점에서 이번 핵실험은 양국관계에도 파장이 미치는 것이 불가피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우선 한미 양국은 큰 틀에서 전략적인 대북공조를 강화할 것으로 관측된다. 양국 모두 북한의 핵무장을 절대 용인할 수 없다는 데 공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과 미국의 핵실험 중단 경고와 설득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핵실험을 강행한 만큼 양국은 추가적인 ` 북한의 핵도박'을 저지하는 데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예상되며 이 과정에 무엇보다도 양국 공조에 중점을 두 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북한의 핵실험에 대한 객관적 판단에서부터 양국 공조가 강화되고 있음이 여러 경로로 확인되고 있다. 물론 이 과정에 미국의 대북 목소리가 상대적으로 커질 개연성이 있다. 한국 정부는 채찍보다 당근을 내세워 북한의 태도변화를 유도해왔지만 결국 북한은 핵실험이라는 초강 수로 대응, 한국정부 운신의 폭이 크게 줄어들었다. 때문에 그동안 동북아중심자론을 내세우며 북미관계의 조정자 역할을 자임해온 한국정부로선 입지가 줄 어들게 돼 상대적으로 대북정책에서 미국의 입김이 세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북핵불용이라는 원칙 공감에도 불구하고 구체적인 대북정책을 놓고 양국간 불협화음이 더 불거질 가능성 도 배제할 수 없다. 양국은 지난 9월 정상회담에서 `공동의 포괄적 접근방안'에 대해 합의했지만 이는 기본적으로 북한 핵실 험 이전의 상황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점에서 새로운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 그동안 미국 일각에서 북핵시설 선제공격 주장이 끊임없이 제기돼왔다는 점은 한국정부로선 여간 우려 스런 일이 아니다. 한국정부로선 어떤 경우든 전쟁만큼은 막아야 한다는 입장을 포기할 수 없기 때문이다.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는 이미 "북한은 미래와 핵무기 두 가지 모두를 가질 수는 없다 "고 강력히 경고한 바 있다. 전쟁상황이 아니더라도 당장 미국은 북한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고 나설 태세를 보이고 있어 한국이 선뜻 이에 동의하기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미국은 핵실험을 강행한 북한에 대해 유엔 등 국제사회 차원에서의 외교적 압박은 물론 쿠바 미사일 사 태 때처럼 해상봉쇄와 경제제재 등을 통해 북한을 고립시킬 방침을 적극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반면 , 한국정부는 여전히 평화적, 외교적 해법에 무게를 두고 있다. 또 미국은 북한의 돈줄이 되고 있다는 이유로 금강산관광사업과 개성공단 중단을 요구하고 나설 것으로 예상되지만 한국 정부가 쉽게 동의할 수 있을 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당장 양국간 현안인 전시작전권 환수 등에도 영향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의 핵무기 실험이 기정사실화될 경우 한반도에서 전략적인 힘의 불균형이 생기게 된다는 점에서 한국내 보수진영에선 전작권 환수 문제를 재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이 거세질 것으로 관측된다. 양국은 당초 이번 달 양국 국방장관회담에서 전작권 환수시기를 결정키로 했지만 결론을 내리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또 한국내에서 주한미군 감축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한국에게 주한미군 주둔비용을 더 많이 분담하라는 미국의 압력도 거세질 것으로 예상도 제기되고 있다. 따라서 북한의 핵실험이 전환기를 맞고 있는 한미관계에 중대한 시험대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 다. bingsoo@yna.co.kr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