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 제재 수위를 놓고 한·미 양국 간에 마찰 조짐 한경닷컴 10-13 08:04
북한의 핵실험 실시에 따른 대북 제재 수위를 놓고 한·미 양국 간에 마찰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의 한국 참여 확대 문제와 금강산 관광사업 등 남북 경협의 지속 여부를 놓 고 이견을 보이고 있는 데다 여권 일각에서 북핵 사태에 대한 '미국 책임론'이 제기되면서 갈등 기류가 표면 화하고 있는 것이다. 당장 미국이 각종 채널을 동원해 한국에 참여 확대를 요구하고 있는 PSI 문제에 대해 한국은 난색을 표하고 있다. 정부와 열린우리당은 12일 북핵대책특위를 열고 "PSI 8개항 중 현재처럼 5개항만 참여한다는 기존 입장에 변 화가 없다"고 밝혔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안보리 결의안 수준에 따라 우리 상황에 맞게 대입시킬 것"이라며 "PSI에는 다양한 수 준이 있다"고 말했다. 금강산 관광사업과 개성공단 사업 중단 여부를 놓고도 양측의 입장이 맞서 있다. 미국이 "한국 중국 등의 (대북) 금융자원 유입은 중단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한국을 압박하고 있는 반면 우리 정부는 "유엔 안보리의 결의안에 따라 대입시켜 판단할 것"이라며 부정적 입장을 고수했다. 이종석 통일부 장관은 "이들 사업은 우리가 요청해 이뤄진 것이고 많은 기업들이 경제 활동을 하고 있는 만 큼 잘 판단해 문제를 풀어가야 한다"며 중단 의사가 없음을 시사했다. 특히 여권에서 불거진 북 핵실험에 대한 '미국 책임론'도 새로운 갈등 요인이다. 한명숙 국무총리는 국회에서 "미국의 제재와 일관된 금융 압박이 북한 핵실험 사태의 한 요인이 될 수 있다 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알렉산더 버시바우 주한 미국 대사는 지난 11일 한나라당을 방문한 자리에서 "섭섭하다"며 불쾌감을 표한 것 으로 전해졌다. 한편 중국은 미국이 낸 대북 제재 결의안 초안에 대해 무력 충돌로 이어질 수 있는 북한 선박의 검문검색 조 항은 완화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혀 진통을 겪고 있다. 정지영 기자·뉴욕=하영춘 특파원 ha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