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실패작 '환율' 코스모스펀드 02-25 17:30
【서울=뉴시스】 이명박 대통령 취임과 함께 시작된 MB노믹스 1년의 가장 큰 실패작은 단연 고환율 정책으로 평가되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유가 폭등, 해외펀드의 환헷지를 위한 선물환 매도 등 환율 상승 여건이 조성된 상황이기도 했지만 어설프게 시장에 개입했다 투기세만 키운 1기 경제팀의 책임도 무시못할 원인으로 지적됐기 때문이다. 이 대통령 취임 첫날인 지난해 2월 25일 원달러 환율은 947.20원에 불과했다. 그러나 1주년 하루 전날인 지난 24일에는 1998년 IMF 외환위기 이후 최고 수준인 1516.3원을 기록했다. 1년 사이 달러당 약 570원이 급등했다. 이처럼 지난 1년동안 환율이 폭등세를 나타낸 데는 강만수 전 기획재정부 장관(현 국가경쟁력강화위원장)이 이끈 '1기 경제팀'의 잦은 환율관련 발언이 기름을 붓는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MB 취임후 한달여만인 3월 중순 1000원대를 돌파한 환율은 4월까지 숨고르기를 하다 5월부터 본격적인 네자릿수 시대를 연다. 이후 외환당국은 점심시간을 이용해 달러를 풀어 환율을 끌어내리는 일명 '도시락 폭탄'을 투하했지만 매수 세력은 오히려 이를 매수의 기회로 포착하는 사태로 이어졌다. 한국 외환 당국의 달러 보유액이 투기세력의 달러 사재기를 막아낼 만큼 충분하지 못하다고 판단되면서 개입하지 않느니만 못한 결과를 빚은 것이다. 실제 지난해 7월 초 국제 신용평가기관 무디스의 자회사인 무디스 이코노미닷컴의 이코노미스트는 "한국 경제는 기초 체력이 좋아 최근 물가 상승과 같은 단기적 위기는 정책 조정을 통해 피해를 최소화 시킬 수 있다"며 "그러나 문제는 경제 정책의 수장이 해법을 찾기보다 방해하고 있는 것"이라면서 강만수 경제팀에 직격탄을 날렸다. 결국 7월 7일 기획재정부는 한국은행과 함께 환율과의 전쟁을 선포했다. 또 그동안 환율정책에 대한 책임을 물어 최중경 차관을 경질, '희생양' 논란을 빚기도 했다. 빗발치는 비난여론에도 불구하고 강만수 당시 장관은 유임돼 차관이 대리경질 된 것 아니냐는 논란이 한동안 끊이지 않았다. 이후 미국 투자은행(IB)인 리먼 브러더스의 파산 선언 직후인 9월 중순부터 폭등세를 나타내기 시작한 환율은 10월말 한미 통화스와프 협정 체결 이후 다소 안정세를 찾는 듯 했다. 하지만 금융위기의 쓰나미로 다시 폭등세를 보이며 11월24일 1513원까지 급등했다. 외환보유고 부족을 우려해 주춤하던 외환 당국의 개입은 연말에 다시 강도를 높여 2008년 마지막 환율은 1259.5원으로 끌어내렸다. 최근에는 다시 유럽발 금융위기와 3월 위기설 등이 외환시장을 불안하게 만들면서 1500원선을 넘어서고 있다. 특히 이명박 정부 1주년을 하루앞둔 24일 환율은 공교롭게도 환란 발발 직후인 1998년 3월13일 1521원 이후 10년11개월 만에 최고 수준까지 올랐다. 1기 경제팀의 환율정책이 매수 세력을 오히려 부추기는 요인으로 작용하기 일쑤였고 외환보유액만 낭비했다는 비난을 받아왔던 만큼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을 수장으로 한 2기 경제팀에 거는 기대도 큰 상황이다. 최근 환율이 폭등세를 나타내며 재차 공포감이 엄습해 오고 있는 만큼 곧 2기 경제팀도 시험무대에 오른 셈이다. 윤증현 장관은 최근 취임하자마자 정부가 그동안 내세운 올해 3% 성장 목표를 -2%로 낮췄다. 1기 경제팀이 성장에 연연한 것과는 달라진 모습이다. 또한 환율 관련 발언이나 시장개입 시점, 방법도 지난해와 다른 분위기다. 지난해 1기 경제팀은 환율 목표치를 제시하며 개입시점이나 방법에 있어 투기 세력의 손쉬운 먹잇감이 된 반면, 2기 경제팀은 "(환율 상승을) 두고 보자" 등의 경고성 멘트와 함께 (시장 관계자가 눈치 채지 못하는 사이 개입하는)'기습'을 감행하는 모습이 기대되고 있다. 강세훈기자 kangse@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