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물가가 다시 4%대에 진입했다. 소비자물가 상승폭이 늘어난 것은 지난해 7월 이후 처음이다.

실물경기가 자유낙하 수준으로 위축되는 가운데 물가까지 다시 오름세로 돌아서자 정부 안팎에서 "되는 게 없다"는 탄식이 흘러나온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7월 5.9%로 정점을 찍은 뒤 8월 5.6%, 9월 5.1%, 10월 4.8%, 11월 4.5%, 12월 4.1%, 올해 1월 3.7%를 기록한 후 상승세로 돌아섰다. 물가상승률이 4%대로 올라선 것은 지난해 12월 이후 두 달 만이다.

전월 대비 상승률 역시 0.7%로 1월의 0.1%와 상당한 격차를 보였다.

기획재정부는 그러나 2월 물가상승폭 확대를 석유 제품 가격과 금값 등 급등에 따른 일시적인 현상으로 풀이한다. 이종화 재정부 물가정책과장은 "가중치가 높은 석유 제품 가격과 금값 등 상승률이 높았던 게 주 원인"이라며 "반영 시점에 2주가량 시차가 있는 환율은 아직 반영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실제로 2월 금반지 가격은 전년도에 비해 무려 49.5%나 뛰었다.

또 휘발유 등 석유 제품은 할당관세인하 조치 등 세제 혜택이 끝나면서 가격이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금과 석유류를 포함한 공업 제품의 소비자물가지수 상승 기여도는 53%에 달했다.

이에 따라 재정부는 3월 이후부터는 물가가 3%대로 다시 안정세를 찾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른 재정부 관계자는 "경기 위축이 심화되면 소비심리가 움츠러들 수밖에 없고 이런 상황에서 물가가 오른다는 것은 생각하기 힘들다"며 "환율 등 변수도 3월이 지나면 진정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김태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