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정당도 지지하지 않는 ‘부동층’이 41.6%로 급격히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한나라당 지지층이 부동층으로 이동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1월(27.9%)ㆍ2월(32.7%) 조사 때보다 증가 추세가 빨라지고 있다.

지지율이 30%대 밑으로 지지율이 추락한 한나라당(27.6%)은 일부 지역도 초비상이다. 텃밭인 경북(26.9%)이 지난 2월(49.1%)에 비해 지지율이 반토막이 나면서 적신호가 켜졌다. 부동층은 석 달 전보다 10%포인트가량 늘었고 서울도 부동층이 15%포인트나 늘었다. 경주와 수도권은 지난 재보선에서 한나라당이 한석도 못건진 곳이다. 민주당도 해법을 못찾기는 마찬가지다. 재보선에서 수도권 공략에 총력전을 폈지만 서울의 경우 지난 2월 조사 때보다 8%포인트 정도 추락했기 때문이다. 한나라당이 재보선 패배와 친이ㆍ친박 갈등 잡음 등 위기신호가 감지되고 있음에도 민주당이 대안 정당으로 자리매김하지 못하면서 반사효과도 못 얻은 것으로 해석된다. 일부에선 6월 국회나 10월 재보선을 전후해 또 한 번의 조정이 있을 것이라는 시각도 많다. 현재는 민주당 지지율이 바닥이지만 6월 입법전쟁에서 이강래 원내대표가 새로운 리더십을 보여주거나 10월 재보선에서 승리하면 지지층이 돌아올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다른 야당도 반사효과를 얻지 못하기는 마찬가지다. 민주노동당은 연초에 비해 오차 범위(0.9%) 상승하는 데 그쳤고 자유선진당이나 창조한국당도 1, 2%대 지지율에 별다른 변화를 보이지 않았다.

170석의 한나라당은 상황이 더욱 심각하다. 20%대로 접어든 지지율이 쇄신문제나 당내 계파 갈등을 잠재우지 못하면 20%대 초반까지 추락할 수 있다는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물론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벌써부터 수도권 의원들을 중심으로 위기감이 심화되는 것도 이 같은 맥락이다. 이상영 케이엠조사연구소 연구원은 “열린우리당이 집권여당일 때 선거마다 야당이던 한나라당이 전승한 것도 잘해서가 아니고 열린우리당에 대한 평가”라며 “정권이 바뀐 만큼 한나라당에 대한 평가에 따라 전체 지지율이 변화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심형준 기자/cerju@herald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