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대 초 신군부 세력에 비판적이었던 교사나 공무원 등을 검찰이 반국가단체 구성원으로 기소해 유죄 판결을 내린 '아람회 사건'에 대해 법원이 재심(再審)을 열어 26년 만에 무죄 판결을 내렸다.

서울고등법원 형사3부(재판장 이성호)는 지난 1983년 국가보안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돼 최고 징역 10년을 선고받았던 박해전(54)씨 등 5명에 대해 21일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경찰이 박씨 등을 영장 없이 감금한 뒤 1주일 이상 잠을 재우지 않거나 구타하는 등 가혹행위를 통해 허위 진술을 받아내고, 동료 딸의 백일 잔치에 모여 결성한 계모임을 딸 이름을 따 '아람회'라는 반국가단체 조직으로 조작한 사실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평범한 시민들이 국가 기관에 의해 저질러진 불법행위에 대해 법정에서 항변했지만 당시 법관들은 이를 외면하고 진실을 밝혀내지 못했다"며 과거 재판부의 잘못에 대해 사과의 뜻을 밝혔다.

[앵커멘트]

100일잔치 모임이 반국가 단체 회합으로 둔갑해 억울한 옥살이를 해야 했던 '아람회' 사건 당사자들이 28년여 만에 무죄를 선고받았습니다.

재판부는 진실을 외면했던 선배 법관들을 대신해 사과한다고 밝혔습니다.

신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5.18 광주민주화운동 직후인 지난 1981년.

선생님이었던 박해전 씨는 고등학교 동창들과 함께 친구 딸 '아람' 양의 100일잔치에 모였습니다.

두달 뒤 참석자들은 모두 반국가단체 '아람회'의 조직원으로 체포됐습니다.

사석에서 5.18 사건과 관련해 전두환 전 대통령을 비판했을 뿐인데 경찰은 다짜고짜 반국가단체를 만든 이유를 대라며 고문을 시작했습니다.

[인터뷰:박해전, '아람회 사건' 피해자]
"우리들을 몽둥이로 머리를 사정없이 때리고 물고문하고 심지어 강제로 유서까지 쓰게 했다고..."

결국 허위 자백을 한 박 씨는 김일성을 찬양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고 법원에서도 진실은 외면 당해 7년 넘게 억울한 옥살이를 해야 했습니다.

[인터뷰:박해전, '아람회' 사건 피해자]
"눈물로 호소를 했지만 재판부는 그것은 우리들의 호소를 외면했습니다."

법원은 이 사건에 대해 28년여 만에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재판부는 당시 수사기관이 박 씨 등을 가둬놓고 가혹행위를 동원해 단순한 친목 단체를 반국가 단체로 둔갑시켰다고 밝혔습니다.

또, 사법부가 절대권력자의 요구에 굴해 소수자를 보호하지 못한 과거의 잘못을 사과했습니다.

억울하게 고초를 겪은 시민들에게 선배 법관을 대신해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며 피해자들이 평화와 행복을 찾기를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인터뷰:정해숙, '아람회 사건' 피해자]
"한창 일할 나이에 인생이 바뀌어져 가지고 인생을 어떻게 살았다고 할까요..."

박해전 씨와 고문 후유증으로 숨진 이재권 씨의 유족 등 37명은 지난해 국가를 상대로 165억 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도 냈습니다.

국가 권력이 평범한 시민에게 고문으로 자백을 강요했고 사법부도 진실을 외면했다는 이번 판결은 민사 소송 결과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YTN 신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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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진실화해위원회 최근 3년간 진실규명 사건 목록

뉴시스 기사전송 2008-11-28 13:19

◇항일독립운동

▲장도원의 함흥만세운동
▲사건박창래의 여수수산학교 학생독립운동
▲사건정상윤의 신간회 평북 철산지회 결성활동 사건
▲이윤희의 1920년대 흑우회 등의 항일독립운동 사건
▲홍의식의 진해에서의 항일독립운동
▲이현속의 신사참배 거부운동의 건
▲박원근의 항일독립운동의 건
▲유지상의 군위지역에서의 항일민족운동의 건
▲임종업의 항일독립운동의 건
▲정용산의 항일독립운동의 건
▲유두희의 항일독립운동의 건
▲박노순의 연해주에서의 항일독립운동의 건
▲홍성환의 항일독립운동의 건
▲원종린의 항일독립운동의 건
▲윤응념의 항일독립운동의 건
▲이용규의 통영수산학교 학생운동의 건
▲김홍배 등 57명의 전남운동협의회 항일운동의 건

◇해외동포사

▲반탁운동가들의 소련유형 사건
▲파독광부·간호사의 한국 경제발전에 대한 기여의 건
▲태권도의 국제적 보급을 통한 국위선양의 건

◇적대세력관련

▲양평 적대세력 사건
▲주문진지역 양봉열 외 4인의 적대세력에 의한 희생 사건
▲주문진지역 장금출·장종원의 적대세력에 의한 희생 사건
▲완주에서 김태환 등이 지방좌익에 의해 집단희생된 사건
▲주문진에서 심경섭 등이 적대세력에 의해 희생된 사건
▲가평 적대세력 사건
▲좌익에 의한 서천등기소 창고 집단희생 사건
▲제헌의회선거 청원군 강외면 제5투표소 야경원의 좌익세력에 의한 폭살사건
▲고창에서 김상용 등이 좌익세력에 의해 집단 희생된 사건
▲전북 옥구군 성산면 적대세력 사건금산지역 적대세력에 의한 희생 사건
▲당진지역 적대세력에 의한 희생 사건
▲통영지역 조용기의 지방좌익에 의한 희생사건
▲적대세력에 의한 인천경찰서에서의 희생사건
▲무주지역 적대세력 사건
▲완주지역 적대세력 사건
▲무안군 해제면 천장리 적대세력 사건
▲청주지역 신교식 등 8인의 적대세력에 의한 희생 및 강제연행(납치) 사건
▲김제에서 이석상 등이 적대세력에 의해 희생된 사건
▲부여지역 윤대선 등 11명의 적대세력에 의한 희생 및 강제연행(납치) 사건
▲예산지역에서 고영준 등 25명의 적대세력에 의해 희생된 사건
▲대전지역 적대세력사건

◇민간인집단희생

▲나주 동박굴재 사건
▲나주 동창교 민간인 집단희생 사건
▲고양 금정굴 사건
▲문경 석달 사건
▲함평 11사단 사건
▲나주 경찰부대 사건
▲함평 양림 사건
▲제주예비검속사건(섯알오름)
▲청원 오창창고 보도연맹 사건
▲예천 산성동 미군 폭격사건
▲고창 월림 집단희생 사건
▲고양 부역혐의 희생 사건
▲산청 시천·삼장 민간인희생 사건
▲울산 국민보도연맹 사건
▲영암 구림 첫포위 사건
▲월미도 미군폭격 사건
▲고창 11사단 사건함평 수복작전 민간인 희생사건
▲남양주 진접·진건면 부역혐의희생 사건
▲단양 곡계굴 미군폭격 사건
▲울진 부역혐의 희생 사건
▲전남 동부지역 민간인 희생 사건
▲해남군 민간인 희생 사건
▲평택 청북면 부역혐의 희생 사건
▲청도군 민간인희생 사건
▲구례지역 여순 사건
▲강화(강화도·석모도·주문도)지역 민간인희생 사건
▲김포 부역혐의 희생 사건
▲남원 민간인희생 사건
▲나주다도면 민간인희생 사건
▲청원 국민보도연맹 사건
▲영덕 지품면 민간인희생 사건
▲경기지역 미군 폭격 사건
▲거제지역 민간인희생 사건
▲광주 민간인희생 사건

◇인권침해

▲민족일보 조용수 사건
▲김익환일가 고문, 가혹행위 사건
▲태영호 납북 사건
▲이수근 위장간첩 사건
▲이준호 가족간첩 사건
▲신귀영일가 간첩조작 의혹사건
▲재일교포 북송저지 공작사건
▲부일장학회 재산 등 강제헌납 의혹사건
▲오송회 사건차풍길 간첩조작 의혹사건
▲납북귀환어부 강대광 간첩조작 의혹사건
▲석달윤 등 간첩조작 의혹사건
▲아람회 사건정삼근 간첩조작 의혹사건
▲제23회, 제24회 사법시험 면접탈락사건
▲진보당 조봉암 사건
▲오종상 긴급조치 위반사건
▲강기훈 유서대필 의혹사건
▲전(前) 법무부 검찰국장 위청룡에 대한 고문 등 의혹사건
▲춘천 강간살인 조작 의혹사건
▲납북어부 서창덕 간첩조작 의혹사건
▲월남난민 양준호 간첩조작 의혹사건
▲김기삼 간첩조작 의혹사건
▲주민교회 김해성목사 인권침해사건
▲YH노조 김경숙 사망관련 조작 의혹사건
▲국토건설사업장 강제노역 사건
▲김용준 간첩조작 의혹사건
▲1980년 사북사건
▲교대생, 군사훈련 중 열사병으로 인한 사망 사건
▲이장형 간첩조작 의혹사건
▲이정근 상해치사 조작 의혹사건
▲납북귀환어부 백남욱 외 5인 간첩조작 의혹사건
▲김양기 간첩조작 의혹사건
▲CID수사관의 가혹행위에 의한 사망 의혹사건
▲구로분배농지 소송사기 조작 의혹사건
▲김세태 등에 대한 보안대의 불법구금 등 인권침해 사건
▲보안대의 가혹행위로 인한 임성국 사망 사건
▲오주석 간첩조작 의혹사건
▲재일동포 유학생 이종수 국가보안법 위반사건
▲동명목재 사건
▲고(故) 윤태현 소령 의문사 사건
▲동아일보 광고탄압사건
▲어부 최봉직의 실종의혹 사건
▲김철 간첩조작 의혹 사건
▲김희권 5.18관련 고문 및 사건 조작 의혹사건
▲구명서 간첩조작 의혹 사건
▲제24회·제25회 행정고시 면접탈락 사건김상원 의문사 사건

정리=배민욱기자 mkbae@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