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 체니 안보정책 말다툼 코스모스펀드 05-23 14:54
ㆍ오바마 ‘관타나모 수용소 폐쇄’ 고수에 ㆍ체니 “수용소·물고문 안전에 도움” 반박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딕 체니 전 부통령이 21일 안보정책을 놓고 충돌했다. 두 사람은 각각 연설을 통해 관타나모 테러용의자 수용시설의 폐쇄와 물고문 등을 둘러싸고 상대방의 정책을 신랄히 비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의 국립문서보관소 연설에서 현 행정부는 조지 부시 전 행정부가 남겨놓은 대 테러전쟁의 쓰레기를 치우고 있다며 2010년까지 관타나모 수용소를 폐쇄하겠다는 방침을 거듭 확인했다. 전날 미 상원이 관타나모 수용소 폐쇄 예산 지원을 거부한 데 대한 반응이다. 그는 관타나모 수용소는 미국의 가장 강력한 자산인 도덕적 권위를 실추시키는 것이라면서 국가안보를 위해서라도 폐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부시 행정부에서 대외정책을 사실상 주도했던 것으로 알려진 체니 전 부통령은 오바마 행정부가 궁지에 몰린 틈을 놓치지 않았다. 체니는 신보수주의(네오콘)의 보루 격인 미 기업연구소(AIE)에서 연설을 통해 “9·11테러를 잊어서는 안 된다”면서 관타나모 수용소와 테러 용의자에 대한 물고문이 미국을 더 안전하게 만들었다고 강조했다. 체니는 최근 오바마 행정부가 관타나모 수용소 폐쇄 방침을 밝히고, 물고문을 허용한 중앙정보국(CIA)의 비밀메모를 공개하도록 한 것 등을 집중 공격했다. 그는 “만일 훌륭한 연설과 이성에 대한 호소와 애원 등으로 알카에다를 움직일 수 있었다면 테러리스트들은 벌써 없어졌을 것”이라면서 단호한 대처만이 정답이라는 소신을 피력했다. 뉴욕타임스가 2005년 미국 내에서 알카에다와 교신하는 사람을 감시하는 프로그램이 있다는 사실을 보도한 것이 국익과 국민의 안전에 해를 끼쳤다고도 했다. 이날 신·구 권력 간의 연설 대결에서 타협의 여지는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오바마는 관타나모 군사법정의 존속 및 테러 용의자들에 대한 미군의 가혹행위를 담은 사진 미공개 방침 등을 통해 부시 행정부의 대 테러전 정책을 일부 수용하고 있다. AP통신은 오바마가 관타나모를 둘러싼 논란에서 중간 타협점을 찾고 있다고 지적했다. 워싱턴포스트는 ‘부시의 옷을 입은 오바마’라는 논평에서 두 행정부의 정책에 큰 차이가 없다고 꼬집었다. <워싱턴 | 김진호특파원 jh@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