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트레일리아 연방은행(RBA)은 6일 오후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렸다. 이로써 기준금리는 3%에서 3.25%로 상향 조정됐다고 <마켓워치>가 보도했다. 연방은행은 지난해 9월 금융위기 이후 금리를 공격적으로 4.25%포인트 낮추면서, 전 세계적인 저금리 정책 기조에 동참해왔다.

오스트레일리아의 갑작스러운 금리 인상은 금융위기 이후 경기 부양을 위해 펴왔던 재정 및 통화확대 정책을 서서히 거둬들이는 ‘출구전략’이 전 세계적으로 본격화할 것이란 신호로 해석된다. 오스트레일리아 연방은행 총재인 글렌 스티븐스는 성명에서 “저금리의 이유가 이제 사라졌다”며 “이제 신중하게 통화팽창 정책을 거둬들이기 시작할 때”라고 말했다. 오스트레일리아는 경제위기에도 불구하고 올해 플러스(+) 성장이 예상될 만큼 선진국 가운데 가장 빠른 경기회복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세계 14위 경제 대국의 방향 선회는 전 세계 금융시장에 충격과 우려를 던져 주고 있다. 지난달 25일 미국 피츠버그에 모인 주요 20개국(G20) 정상들은 “섣부른 경기회복 정책 철회를 피하되, 출구전략을 준비한다”고 합의했다. 따라서 오스트레일리아의 금리 인상은 G20의 합의를 파기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자칫 오스트레일리아를 신호탄으로 전 세계가 연쇄 출구전략 경쟁을 벌일 수 있다는 우려마저 나온다. 이는 서서히 회복중에 있는 실물경제와 아직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세계 신용경색을 다시 악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날 금리인상으로 오스트레일리아 달러 가치는 14개월 만에 최고치로 뛰었다고 <블룸버그 뉴스>가 보도했다. 전날 뉴욕에서 오스트레일리아 1달러로 미국 돈 87센트94를 살 수 있었으나, 이날 88센트23으로 늘어났다. 금리인상은 외환시장에서 해당 통화의 수요를 늘려, 통화가치를 키울 수 있다. <블룸버그 뉴스>는 오스트레일리아의 금리인상이 미국 달러에 대한 부정적 기류를 확산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국 달러의 가치는 올 연중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상태다.

류이근 기자 ryuyigeu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