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 원문 기사전송 2009-10-27 18:28


ㆍ국토부, 16곳 조감도 공개… “디자인도 비슷” 지적

4대강 유역에 설치될 16개 보(洑)의 조감도가 처음 공개됐다. 그러나 외관에 치중한 나머지 보 설치에 따른 수질오염 대책은 미흡한 데다 16개 보의 디자인도 거의 비슷해 특색이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충남 공주 일대 금강 유역에 설치될 금강보(사진 위)와 경남 합천 낙동강 유역에 설치될 합천보 조감도. 국토해양부 제공

국토해양부는 27일 한강, 금강, 영산강, 낙동강 등 4대강 사업 유역에 설치될 16개 보의 설계도를 공개했다.

이들 보 설계는 1차 실시설계 적격자로 선정된 현대건설, 대림산업, GS건설, SK건설 등 11개 건설사가 맡았다.

1조4600억원의 예산이 투입될 이들 16개 보는 이달말부터 공사에 들어가 2011년 완공될 예정이다.

국토부는 “기존의 획일화된 형태에서 벗어나 주변 경관과 인근 지역의 지리, 역사, 문화적 특색을 반영해 설계했다”고 설명했다.

금강 부여보는 백마강을 지키기 위해 돌아온 계백장군이 말을 탄 모습을, 낙동강 강정보는 후기 가야시대의 중심이란 역사를 반영해 가야금과 수레바퀴토기를 형상화했다는 설명이다.

보 주변에는 물고기가 오르내릴 수 있는 어도(魚道)와 하중도(하천 가운데 만든 섬)를 만들어 생태계 단절 문제를 해소할 계획이다. 또 저수로 양끝에는 소수력발전소를 설치해 2억7800여만㎾h의 에너지를 생산한다. 자전거 접근이 가능한 공도교와 전망대도 만들어 지역의 상징물이 되도록 할 계획이다.

국토부는 필요시 수문을 들어올려 물을 빼낼 수 있는 가동보와 고정보 형태를 혼합해 만들어 보 설치로 인해 수질이 나빠질 염려는 없다고 밝혔다.

강살리기네트워크 이준경 사무처장은 “물의 정체시간, 유량, 오염원이 얼마나 될지 모르는 상태에서 가동보 형태로 만들면 수질이 괜찮다는 건 말이 안 된다”며 “수질은 보를 설치하지 않을 때 가장 좋다”고 말했다.

설계에 참여한 한 건설사 관계자는 “설계기간이 너무 촉박하다보니 업체들이 보 디자인에 독창성을 발휘하지 못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주영기자 young78@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