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마이뉴스 서부원 기자]"음서제가 뭐예요?"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의 딸 특별채용 논란에 이명박 대통령의 '공정한 사회' 구상이 "현대판 음서제 도입이냐"며 누리꾼들이 발끈한 기사를 읽고, 한 고등학생이 건넨 질문이다. 고위공직자에게 기본적인 윤리의식마저 기대할 수 없다는 현실에 깊이 좌절하면서도, 그 아이의 '어이없는' 질문은 교사로서 또 하나의 고민을 던져주었다.
간도가 칼 이름? 병자호란 때 왜군이 쳐들어 왔다?
언제부턴가 명색이 대학 진학을 앞둔 고등학생이 쉽고 명료한 '촌철살인'의 표현조차 이해하질 못해 말뜻을 되묻는 지경이 됐다. 국사 과목을 전에 배운 적이 없거나 아주 오래 전에 수박 겉핥기로 공부한 게 전부인 아이들에게는 음서제라는 말이 그 어떤 영어 단어나 수학 공식보다 어려운 '전문 용어'일 테니, 어찌 그들의 '무식함'만을 탓하랴.
울릉도와 독도가 동해에 있는지 서해에 있는지도 모르고, 간도가 어느 지역인지는 고사하고 무슨 오래된 칼 이름 아니냐고 반문하며, 심지어 병자호란 때 쳐들어온 것이 왜군인지, 오랑캐인지도 구분 못하는 아이들이 부지기수인 현실일진대, 외려 그 질문은 '수준 높은' 것인지도 모른다.
초등학교, 아니 유치원 시절부터 영어, 수학만 공부 시키고, 중고등학교에 진학하면 대입 수능에 맞춰 아예 시간표조차 '영수영수국영수'로 운영해온 우리 교육이 낳은 웃지 못할 현실이다. 이른바 국영수 등 도구 과목만 강조해온 반쪽 교육이 인문학적 교양이라곤 찾아보기 어려운 절름발이 아이들만 양산하고 있는 셈이다.
인문학적 교양이란 한 사람의 삶의 질을 가늠하는 잣대이며, 기실 요즘처럼 다원화된 사회에서 살아가는 데 없어서는 안 될 공기와도 같은 것이다. 민주주의도, 시민의식도, 나아가 대통령이 그토록 강조하는 '공정한 사회'도 모두 탄탄한 교양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듣기 좋은 말치레가 되기 십상이다.
'엘리트 한 사람이 만 명을 먹여 살린다'고 호기롭게 떠들어대지만, 그들이 말하는 엘리트도 그 능력이 아무리 출중하면 뭐하나. 이번 장관 딸 특채 논란 등을 통해 보듯, 자신과 가족들만을 위한 것이라면, 그들이 지닌 출중한 능력은 되레 몹쓸 사회악일 수밖에 없다. 탁월한 자신의 능력을 어디에, 어떻게, 누구를 위해 쓸 것인지 결정하는 것은 바로 인문학적 교양의 영역인 까닭이다.
개인의 행복과 성숙한 사회의 '기본기'랄 수 있는 인문학적 교양이 가치는커녕 쓸모조차 의심 받으며 지금 중고등학교에서 빠른 속도로 기반이 허물어지고 있다. 사실 국영수를 제외한 대부분의 교과목은 중고등학교가 배울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이며 이때 공부한 것이 평생의 교양인데도, 아이들의 학습 부담을 가중시키는 주범으로 낙인찍힌 채 교육과정에서 쫓겨날 처지에 내몰리고 있다.
음서제 모르는 아이들... 국사 공부 안한 탓
 |
▲ MBC < 후 플러스 > '국사, 안 배워도 그만?' 중 일부
|
ⓒ MBC
|
|
|
그 중에서도 국사는 외울 게 많아 공부하기 까다롭다는 이유로, 곧 수능 점수 올리기가 다른 과목에 비해 힘들다는 이유로 학생들로부터의 '반감'이 심하다. 더욱이 서울대에 지원하는 학생들은 국사가 필수로 묶여 있어 그들과 애초 점수 경쟁을 할 수 없는 아이들에게는 공부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경우가 다반사다.
국사 과목조차 퇴출을 걱정해야 하는 처지에 음악, 미술, 기술가정은 물론 기타 탐구 과목은 오죽할까마는, 얼마 전 어느 개그맨의 말마따나 독도가 우리 땅이라는 사실을 수업시간이 아닌 대중가요를 통해 배워야 할지도 모르는 지경이다. 중고등학교 교육과정이 이러한 개그가 현실이 되는 상황으로 시나브로 빠져들고 있다.
몇몇 분들은 이렇게 반론하기도 한다. 모르긴 해도 현 정부도 이와 비슷한 인식을 갖고 있지 않을까 싶다. '국사 지식 많이 암기하고 있다고 해서 올바른 역사의식을 갖췄다고 말할 수 있는 건 아니지 않느냐'고. 인문학적 교양이 국사 과목만으로 생기는 것도 아니고, 그 분들의 주장처럼 국사 시험 점수와 역사의식이 비례하는 것 역시 더더욱 아니라는 점, 백 번 공감한다.
그런데, 의문이다. 그렇다면 연도와 용어 암기 등 단순한 지식을 묻는 기존의 평가 방식을 전면적으로 수정한다든가, 사건 나열식의 교과서 서술을 대폭 개선하여 아이들의 호기심을 유발하도록 하는 등의 대책 마련이 선행되는 게 순서 아닐까. 그도 아니라면 국사 과목 등을 대체하여 학생들이 교양을 쌓을 수 있는 다른 교육적 방법을 제시하고 교육과정에 반영하는 게 옳지, 무작정 학생들의 학습 부담을 줄인답시고 자유 선택이라는 이름으로 퇴출시키는 게 대책일 수 있을까.
함수와 토익 공부하면 인문학 교양은 저절로 따라온다?
 |
▲ MBC < 후 플러스 > '국사, 안 배워도 그만?' 중 일부
|
ⓒ MBC
|
|
|
모든 것을 스펀지처럼 빨아들이는 학창 시절, 아이들이 오로지 국영수만을 집중적으로 공부해야 한다는 논리는 대체 언제 어디로부터 비롯된 것인지 자못 궁금해진다. 대학에서 수많은 교양 과목을 챙겨줄 것도 아니지 않는가. 토익, 토플 점수만 높으면, 함수와 미적분만 잘 이해하면 인문학적 교양은 나중에 저절로 갖춰진다고 믿는 것일까.
또, 교과 선택제가 교육적으로 바람직하고 세계적인 추세인 마당에 아이들과 학부모들이 국사를 배우고 싶어 안달할 정도로 재미있고 효과적으로 가르치면 되지 않느냐고도 나무란다. 이를테면 국사 교사의 수업 능력이 부족한 것 아니냐며 반성하라는 투다. 그 수업을 듣느니 다른 과목 수업을 듣겠다는데 말릴 수는 없지 않느냐며 되묻는다.
듣자니까 어이없다. 거칠게 말해서, 수업 능력이 부족하면 해당 교사가 퇴출되어야지, 애꿎은 과목을 왜 들먹이는 건지 도무지 이해하기 어렵다. 그런 논리라면 현재 인문계 고등학교에서 사실상 수업이 진행되지 않는 과목이 적지 않은데, 이게 과목 교사들의 수업 능력 부족 때문이라는 말이 된다. 대입 수능시험에 초, 중, 고등학교의 모든 교육과정이 철저히 종속돼 있는 현실을 그들은 정녕 모르는 걸까.
누군가 걱정하듯 말했다. 요즘 아이들, 자신의 권리 주장에 서툴고, 타인의 고통에 무감각하며, 더 이상 정의를 입에 담지 않는다고. 이러한 현실은 오로지 대입 수능시험 하나만을 위해 십 년도 넘는 학창시절 내내 국영수 과목만 주눅이 든 채 죽어라 공부해온 탓이 크다고 말한다면 지나친 것일까.
바야흐로 정의롭지 못한 시대, 아이들이 기본적인 역사 지식조차 없어 '촌철살인'의 표현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보다, 어쩌면 사회 지도층 인사들의 불법적이고 파렴치한 행위에도 분노하지 않는 무기력함이 더 큰 문제일지도 모른다.
[☞ 오마이 블로그]
-----------------
음서제도
위키백과 ―
음서(蔭敍) 또는 음서제(蔭敍制)는 고려와 조선 시대에 중신 및 양반의 신분을 우대하여 친족 및 처족을 과거와 같은 선발 기준이 아닌 출신을 고려하여 관리로 서용하는 제도이다. 음보(蔭補), 문음(門蔭), 음사(蔭仕), 음직(蔭職)이라고도 표기하며, 음덕(蔭德)으로 표현하기도 한다. 음서로 선발된 관료들은 음관(蔭官)으로 불렀는데 규정에는 음서제로 관직에 오른 자는 당상관 이상의 직책과 청요직에는 오르지 못했으나, 문벌의 영향력에 따라 간혹 청요직과 3정승, 2찬성까지 올라가는 경우도 있었다.
고려 시대 [편집]
신라 시대에도 음서와 비슷한 채용 방식이 있긴 하였으나 실질적으로는 고려 성종대에 당나라, 송나라의 음보제(蔭補制)를 들여와 5품 이상의 관직에 있는 중신의 아들에게 관직을 제수하면서 시작되었다. 지배층의 관인 지배 체제를 굳건히 하게 되면서 과거에 급제하여 벼슬을 하는 비율보다 음서로 인한 관직 진출이 더 많게 되었다. 이러한 고려시대 음서는 범음서(凡蔭敍), 범서조종묘예(凡敍祖宗苗裔) 등이 있었다.
음서의 범위는 기본적으로 종실과 공신의 자손이며, 거기에 5품 이상인 관료의 아들, 손자, 사위, 동생, 조카 등이 음서 혜택을 입었다. 그리하여 중견 관리만 되면 그 자손은 자동적으로 관리가 될 수 있었다. 그러나 5품 이상 관리의 자제라고 해서 누구나 음서의 혜택을 받는 것은 아니고 대체로 그들 가운데 한 사람에 한정되었다. 이러한 것은 결국 고려의 관료제도가 강력한 귀족제에 의해서 뒷받침되고 있었음을 말하여 주는 것이다.[1]
음서로서 관리가 된 자가 과거를 통해 관리가 된 자보다 많았고 출세도 빨랐다는 사실은 고려의 관료 체계가 귀족적 특성을 지니고 있음을 뜻한다.
음서제로도 구제를 하지 못한 고관 대작의 아들, 손자, 조카, 아우, 사촌, 종손, 외손 등의 경우는 대가 제도를 통해 구제하였다. 그러나 대가 제도로는 오를 수 있는 한계가 정5품이었다.
조선 시대 [편집]
조선 초기에는 고려 말기의 음서제는 권문세족의 지위를 유지하는 도구에 불과했던 점을 간과하지 않고 그 수혜 범위가 축소되고 관품도 하향되었다. 하지만 양반 족벌 체제로 변모한 조선 후기에는 반대로 음서 제수가 확대되었다. 《경국대전》, 《대전회통》 등에 그 제도의 시행 방안이 기록되어 있었으며 시대마다 그 시행 방법이 조금씩 달랐다.
조선 중기에는 음서와 과거 출신의 차별이 존재하였는데, 음서 제도로 관직에 오른 자는 사헌부, 사간원, 홍문관, 예문관의 직책에는 오를 수 없었던 것이 그것이다.[2]
보통 생원시나 진사시에는 합격했으나 대과에 응시할 역량이 되지 않는 고관대작의 자제들이 음서제도로 관직에 진출하는 것이 보통이었다. 과거 급제자 출신에 비해 음서 출신을 낮추었다고 하지만 후기에는 과거보다는 음서로 출사하기를 선호하게 되어 부정비리의 원인 중 하나가 되었다. 조선왕조 역시 음서로도 구제하지 못한 고관대작의 자손들은 대가 제도로 구제했다.
현대 [편집]
이명박 정부는 행정시험을 폐지하기로 하였고, 외교통상부 유명환 장관의 딸이 외교통상부 특채에 의심스러운 과정을 거쳐 단독으로 채용되었다.[출처 필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