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연평도 그리고 4대강! 코스모스펀드 11-25 23:01
경향신문 원문 기사전송 2010-11-25 21:19  2010년 11월 말 연평도는 그야말로 전시상황이다. 북한 측의 공격으로 민간인을 포함하여 4명이 숨지고 10여명이 다치는 참담한 상황이 발생했다. 주민들은 난데없는 포탄소리를 듣고 방공호며 거리로 목숨을 건 대피를 해야 했고 아직도 한반도 전체의 긴장상태는 가라앉지 않고 있다. 수십년간 지켜온 한반도 평화는 간데없고 남북한의 대치상황은 휴전협정 이후 최악의 상태로 치닫고 있다. ‘평화를 사랑하며 모든 형태의 전쟁과 폭력을 반대한다’라는 녹색연합 강령에 바탕을 두고 녹색생명운동을 해오고 있는 사람으로서 나는 사상자를 발생케 한 북측의 이번 공격은 어떠한 이유로도 용납될 수 없는 일임을 분명히 하고자 한다. 나는 이번 사태에 대해 북측에서 분명한 책임을 져야 함을 강조하며, 동시에 한국정부의 안보위기 관리능력과 대북정책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 내 기억에 지난 수십년간 지금과 같이 안보가 불안했던 적은 없었다. 보수 정권은 안보만은 책임을 질 것이란 믿음이 있었기에 국민들은 지난 선거에서 이명박 후보를 대통령으로 만들어 주었다. 그런데 이명박 정부 들어 천안함 사건에 이어 또다시 무고한 생명들이 목숨을 빼앗기거나 부상을 당하고 삶의 터전을 잃어버리는 상황을 맞았다. 왜일까? 단순히 북측만을 탓하고 있어야 할 것인가? 이명박 정부가 지난 민주정부 10년 동안 소중하게 만들어 온 한반도 평화 분위기를 통째로 허물어 버리고 남북대결과 갈등을 조장한 탓은 전혀 없을까? 북측의 공격에 대해 오락가락한 해명을 통해 드러난 한국군의 대응문제가 피해를 키운 것은 아닐까? 이명박 정부가 4대강 사업, 세종시 백지화, 언론 장악 등 불필요한 일에 열을 올리느라고 정작 대통령으로서 해야 할 제1의 의무인 ‘국민들의 목숨과 재산을 지키는 일’에 소홀히 한 탓은 아닐까? 나는 연평도 참사를 접하면서 자연스럽게 4대강을 떠올렸다. 그곳에는 연평도에서 무고하게 죽임을 당하고 평화로운 삶터를 순식간에 빼앗긴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느닷없는 굴착기 삽질에 목숨을 빼앗긴 숱한 생명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지금도 4대강 사업으로 삶터를 빼앗기고 생명의 위기에 내몰리고 있는 수많은 생명들이 아우성치고 있기 때문이다. 연평도 사태가 인간에 대한 도저히 있을 수 없는 공격이라면 4대강 사업은 우리와 함께 살아야 할 뭇생명에 대한 있을 수 없는 살육이기 때문이다. 또한 정부가 4대강 사업과 같이 불필요한 사업에 예산을 낭비하고 사업을 밀어붙이기 위해 국정의 모든 힘을 집중시키고 있는 사이 연평도 사태에서 보듯 정작 지켜야 할 국가 안보에 구멍이 뚫렸기 때문이다. 연평도 참사는 한참 진행 중이던 국회의 내년 예산심의도 중단시켰다. 그 가운데는 최대의 쟁점인 4대강 사업 예산도 포함되어 있다. 심각한 안보분위기를 틈타 4대강 예산이 제대로 심의조차 되지 못한 채 지난해처럼 날치기로 통과되지 않을까 우려된다. 나는 정부와 국회가 이번 기회에 국정운영의 우선순위를 어디에 두어야 할지 분명하게 판단하길 바란다. 이미 사업 타당성을 상실한 4대강 사업과 같이 불필요한 사업에 대한 예산을 전액 삭감하고 그 예산을 국민들의 생명을 지키고 이 땅의 소중한 평화와 안보를 지킬 수 있는 쪽으로 돌려야 한다. 남북의 대치상황과 갈등을 해소하고 평화를 보장하기 위한 장치를 마련하는 데 최우선의 정책목표를 두어야 한다. 더불어 연평도 사태를 악용해 안보불안과 전쟁분위기를 부추기는 일부 불순한 세력들의 태도에도 경고를 보낸다. 전쟁은 인간에게 가장 큰 불행임과 동시에 자연생태계에도 최악의 파괴를 가져다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최승국|녹색연합 사무처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