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지펀드는 '마이더스?'...89개중 87개 '마이너스' 코스모스펀드 07-05 01:17
[머니투데이 임상연기자][헤지펀드 98%, 상반기 수익률 뒷걸음..KDB골디락스 2개월 -8%] -'헤지펀드 대부' 폴슨 이름 보고 투자했다가 대거 손실 보기도 -'한국형 헤지펀드' 바람타고 한때 인기..수익부진으로 자금이탈 조짐도 '마이더스'인줄 알았더니 '마이너스'. 증권사들이 '큰 손'으로 분류되는 프라이빗뱅킹(PB) 고객들을 대상으로 올해 경쟁적으로 내놓았던 헤지펀드(Hedge Fund)들이 대부분 고객 돈을 까먹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출시 두 달 만에 투자원금의 10%가 사라진 펀드도 있다. 금융당국의 '한국형 헤지펀드' 육성 방침 바람을 타고 인기가 치솟았지만 기대치에 못 미치는 성과로 최근엔 자금이탈 조짐까지 보이고 있다. 헤지펀드 98% 마이너스..일반펀드보다 부진 4일 금융투자협회 및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연초이후 출시된 해외 재간접 헤지펀드는 총 89개(사모펀드, 1일 기준), 전체 설정액은 3783억원에 달한다. 1일 기준 이들 펀드의 순자산은 3667억원으로 116억원 가량의 손실을 보고 있다. 거의 대부분의 펀드가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직까지 국내 투자자들은 '펀드 오브 헤지펀드'형태의 재간접 헤지펀드를 통해서만 투자가 가능하다. 올 들어 출시된 해외 재간접 헤지펀드 중 설정이후 수익률이 플러스를 기록 중인 것은 단 2개에 불과했다. 나머지 87개는 모두 마이너스에 머물고 있다. '절대수익'추구가 헤지펀드의 목적이지만 평균수익률은 일반펀드도 못따라가고 있는 것이다. 해외 재간접 헤지펀드의 최근 1개월 평균수익률은 -1.25%, 3개월(평가대상 41개)은 -2.77%로 같은 유형인 해외 주식혼합형펀드 평균을(1개월 0.57%, 3개월 0.80%) 크게 밑돌았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는 1개월 0.33%, 3개월 -0.29%를 기록했다. 펀드별로는 대우증권이 지난 4월말 판매한 산은자산운용의 'KDB골디락스사모펀드' 시리즈(3~5호)가 설정이후 수익률이 -8%대로 가장 부진했다. 특히 시리즈 중 설정액이 가장 큰 'KDB골디락스사모 4[주혼-재간접]'가 -8.15%로 수익률이 가장 낮았다. 우리투자증권이 지난 2월 중순 판매한 한국투신운용의 '한국투자사모프리미어셀렉션목표전환 2[주혼-재간접]'도 설정이후 수익률이 -7.24%에 그쳤고, 우리자산운용의 '우리사모프리미어클래스펀드' 시리즈 역시 -6%대로 부진한 성과를 보였다. 삼성증권이 판매를 담당한 한국투신운용의 '한국투자사모북극성알파펀드' 시리즈, 우리투자증권이 판매한 '한국투자사모프리미어알파펀드' 시리즈, 미래에셋증권이 선보인 KTB자산운용의 'KTB프리미엄CTA사모펀드' 시리즈 등도 -3%~-4%대의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폴슨 이름 믿고 투자했다가..." 높은 보수도 부담 해외 재간접 헤지펀드의 수익률이 기대와 달리 설정초기부터 부진한 것은 보수가 일반펀드에 비해 2배가량(4~5%) 높은데다 투자대상인 해외 헤지펀드의 투자전략 실패 때문이란 설명이다. 특히 '이벤트 드리븐(Event driven)' 전략을 사용하는 해외 헤지펀드에 투자한 펀드들의 성과가 유독 나빴다. 이벤트 드리븐이란 경기 변곡점이나 개별기업의 M & A 등 특정 사건에 투자해 고수익을 추구하는 대표적인 헤지펀드 투자전략이다. KDB골디락스 사모펀드, 한국투자사모프리미어셀렉션펀드 등이 투자한 폴슨 어드벤티지(Paulson advantage)는 대표적인 이벤트 드리븐 헤지펀드로 세계 경기회복에 주안점을 두고 글로벌 금융주, 귀금속주 등에 대거 투자했다. 하지만 유럽 재정위기에 따른 주가하락으로 부진한 성과를 면치 못하고 있다. 또 최근에는 중국 목재기업 시노포레스트에 투자했다가 전체 펀드자산의 2% 정도인 1억 달러 이상의 손실을 입기도 했다. 이 때문에 '헤지펀드의 대부'로 불리는 존 폴슨 폴슨앤드코(Paulson & Co) 회장은 이메일로 투자자들에게 사과편지를 보내기까지 했다. 증권사 한 펀드연구원은 "재간접 헤지펀드 대부분은 2~3개 해외 헤지펀드에 집중투자하고 있어 개별펀드 투자전략이나 성과가 전체 수익률에 큰 영향을 준다"며 "따라서 투자자들은 헤지펀드 투자전략이 투자성향에 맞는지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성과 부진으로 해외 재간접 헤지펀드로의 자금유입도 정체된 상태다. 올 들어 매달 수백억원대의 자금이 유입됐던 해외 재간접 헤지펀드는 지난 6월 131억원이 순유출되는 등 일부 펀드에서 자금이탈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