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한 상조’ 167곳이 자산보다 빚 많아 코스모스펀드 07-11 00:12
[한겨레] 공정위, 300개 업체 재무현황 첫공개…부채비율 135% 65%가 자산 10억 미만 '영세'…해지 거부 등 피해 급증 지난해 말 기준으로 국내 상조회사 가운데 절반 이상은 자산보다 부채가 더 많아 재무상태가 불안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정거래위원회가 10일 발표한 등록 상조업체 300곳의 자산 및 부채 규모를 보면, 지난해 말 현재 이들 업체의 자산은 1조2882억원이었으나 부채는 1조7396억원으로, 부채를 자산으로 나눈 부채비율이 135%에 이르렀다. 이 자료는 개정 할부거래법에 따라 정보공개제도가 도입된 이후, 공정위가 처음으로 공개한 상조업체의 재무 현황이다. 특히 전체 업체의 절반을 넘는 167곳은 자산보다 부채가 많았다. 자산 10억원 미만의 업체가 194개로 전체의 64.7%를 차지했으나, 이들 업체의 자산총액은 전체의 4.8%에 그쳐 영세 상조업체가 난립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공정위 관계자는 "상조업이라는 업종의 회계 특성상 부채비율이 어느 정도 높을 수밖에 없다"면서도 "하지만 당장 부도가 나면 자산보다 부채가 많은 회사는 고객들에 약속한 돈을 돌려주지 못할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경영난에 허덕이는 상조회사가 일방적으로 휴업 또는 폐업하는 바람에 제때 돈을 돌려받지 못하는 피해사례가 크게 늘고 있다. 예를 들어 아들과 딸 명의로 ㅈ상조업체에 각각 145만원씩 불입했던 한 피해자는 업체의 휴업으로 돈을 돌려받지 못해 한국소비자원에 피해접수를 했다. 또다른 대표적인 피해 유형으로는 경영이 부실한 상조업체들의 계약 해지 거부, 과도한 위약금 요구, 추가요금 요구 등이 꼽힌다. 소비자원에 따르면 상조서비스 피해 구제 신청 건수는 지난 2005년 44건에서 2006년 86건, 2007년 136건, 2008년 234건, 2009년 374건, 2010년(10월 기준) 395건으로 해마다 큰 폭으로 늘고 있다. 이런데도 국내 상조업 시장에 진출하는 업체는 줄어들지 않고 있다. 공정위에 따르면 300개 상조업체의 전체 가입자 수는 지난해 5월 말 275만명에서 올해 5월 말 현재 355만명으로 29.1% 늘었다. 한 상조업체 관계자는 "소규모 업체에서는 영업사원의 이동이 매우 잦은데 이 과정에서 고객을 새로운 회사로 데려오면 고객의 예전 회사 불입금을 그대로 인정해주기도 한다"며 "이 경우 회사의 과도한 마케팅 비용 때문에 차후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공정위는 구체적인 상조업체 관련 자료는 공정위 누리집(www.ftc.go.kr)을 통해 공개할 방침이다.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