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우량 주택담보대출 펀글 03-14 07:54
03-13 23:48 미국에서 신용도가 낮은 고객을 대상으로 한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 파장이 다시 확산되고 있다. 미국 2위 서브프라임 모기지업체인 뉴센추리파이낸셜이 대출 부실로 12일 영업 중단을 선언해 파산이 임박했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 업체 외에도 주택시장 위축으로 미국 내 서브프라임 모기지업체 전체가 어려움에 처해 있다는 점이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문제는 가뜩이나 불안정한 국제 금융시장에 폭탄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전 세계 금융계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 서브프라임업체 주가폭락 = 뉴센추리파이낸셜은 이날 서브프라임 모기지를 바탕으로 발행한 유동화증권에 대해 환매를 요청한 투자은행들에 지급할 현금유동성이 없는 상태라고 밝혔다. 그 동안 공격적인 영업활동으로 급성장세를 유지해 온 뉴센추리파이낸셜은 금융기관들이 요구한 환매에 응하려면 84억달러의 자금이 필요하지만 자금이 바닥났다는 것. 뉴센추리파이낸셜의 주가는 올해 들어 90% 폭락했으며 이날 개장 전 거래에서도 또다시 48% 폭락했다. 이 회사 주식거래를 중지시킨 뉴욕증권거래소(NYSE)는 상장폐지 가능성에 대한 검토작업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1위 모기지업체인 컨트리와이드파이낸셜도 2.7%의 하락세를 기록했고, 주택건설업체들도 주가가 동반 폭락했다. ◆ 점점 커지는 비우량 모기지 파장 = 서브프라임 모기지 업무에 관여하고 있는 모건스탠리와 골드만삭스, 씨티그룹 등 대형ㆍ투자은행들도 연쇄 부실 소용돌이에 휘말릴 가능성까지 나온다. 이들 은행은 모기지 회사에서 대출채권을 사들인 뒤 이를 MBS(주택저당채권) 형태로 만들어 연기금과 헤지펀드 등 투자자들에게 판매해 왔다. 또 이러한 MBS를 직접 구입하기도 했다. 미국 국채나 다른 회사채 등에 비해 수익률이 월등히 높기 때문이다. 모건스탠리의 경우 98년부터 현재까지 98억달러 상당의 뉴센추리 캐피털 주식ㆍ채권 인수 업무를 담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제 금융시장도 모기지 여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날 10년 만기 미국 국채수익률은 전날보다 0.03%포인트 떨어진 4.55%로 하락했다. 이번 사태의 여파로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국채수익률은 당분간 하락세를 지속할 전망이다. 이번 사태는 외환시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서브프라임 파문에 따른 우려로 신흥시장에서 자금이 빠지면서 엔캐리 트레이드 자금이 청산되는 조짐이 보이자 엔화가 강세를 나타냈다. 뉴욕타임스와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미 주요 언론들은 금융시장의 도덕적 해이가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사태를 불러온 것이라면서 서브프라임 모기지시장의 붕괴 가능성까지 제기했다. 블룸버그뉴스는 시장 전문가들의 분석을 인용해 미국 주택시장의 버블이 붕괴되면서 미국 주택 보유자 8000만명 중 150만명가량이 기존 대출금을 상환하지 못해 주택을 압류당하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또 건설 등 주택 관련 산업에서 10만명 이상이 추가로 직장을 잃고, 100개 정도 서브프라임 모기지 업체가 더 파산할 것으로 내다봤다. ◆ 주택경기 침체가 화 불러 =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문제가 본격적으로 불거진 것은 지난달부터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대출 고객이 올라간 금리를 감당하지 못하고 모기지 이자 지급을 연체하거나 채무 불이행을 선언하면서 대출회사들이 어려움을 겪게 됐다. 서브프라임 모기지는 보통 주택담보대출에 비해 대출이자율이 2~3%포인트 높고 이자율도 변동금리를 채택하고 있다. 지난해 중반까지 연방기준금리가 잇따라 오르면서 대출금리도 덩달아 오르게 되고 집값은 하락세를 보이면서 모기지 이자를 제때 갚지 못하거나 중도에 포기하는 고객이 늘었다. 업계에 따르면 98년부터 지난해 9월까지 대출된 비우량 모기지 중 15%에 해당되는 220만건이 부실화돼 가압류될 위기에 처했으며 HSBC는 모기지론 부실비율이 20%에 다할 것으로 예상하기도 했다. 이 같은 영향으로 비우량 모기지를 빌려줬던 회사 중 20%는 이미 문을 닫은 상태다. 리먼브러더스 분석가는 집값이 올해와 내년까지 현상태로 유지될 경우 모기지 채무불이행 규모는 2250억달러에 달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용 어> 서브프라임 모기지 = 신용도가 낮은 주택구입자들에게 상대적으로 높은 이자를 받고 대출해 주는 방식이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규모는 6000억달러로 전체 주택담보대출 시장의 약 20%에 해당된다. 서브프라임 모기지는 주택시장 활황과 함께 크게 늘어나는 추세를 보였다. 모기지은행협회(MBA)에 따르면 2000년 전체 모기지 중 새로 발생한 서브프라임 모기지 비율은 2.6%에 불과했으나 지난해에는 13.5%로 늘었다.